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니샤인 Aug 10. 2023

#66 리더

: 어쩌다 대표가 되었지만



저는 가정이라는 하나의 공동체에서 둘째 딸로 태어나 모든 걸 척척 해내는 언니의 밑에서 조용히 독립적으로 컸죠.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하는 손 안 가는 사람이었어요.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듣기 싫은 말 듣는 걸 무척이나 싫어하는 자존심으로 맡은 일은 잘해놓곤 했어요. 하지만 사람들을 관리하거나 지시해서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리더십은 없었죠. 그저 알찬 구성원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스스로도 저를 잘 아는 사람들도 그렇게 말했죠. 그런 제가 민 씨 집안 장손과 결혼을 해서 맏며느리가 되었네요. 또 그런 제가 사업체를 운영하며 직원들을 리드해야 하는 대표가 되었네요. 둘 다, 심리적 압박에 버겁답니다.







리더

어떤 조직이나 단체 등에서 목표의 달성이나 방향에 따라 이끌어 가는 중심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 그 외의 구성원에 대해서 결정의 책임을 진다.




맏며느리의 역할은 사실 잘 안 해요. 시대착오적인 무조건적인 희생과 의무만 주어지고, 그 노력에 대한 대가는 전혀 없는 것이 불합리했고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다른 형제들도 있는데 장손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무슨 총대를 그리 많이 메야하는지 장손이라 집안의 재물을 물려받는 것도 아닌데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적이지 못했답니다. 같이 먹는 음식인데 돈 모아서 같이 차리고 같이 치우는 게 상식적이지 않나요? 저는 불합리한 일을 하지 않았고 장손에게 무겁게 주어지던 부담을 명절을 함께 지내는 가족들과 분담했어요.


마찬가지로 회사도 그래요. 이익을 위해 모였고, 함께 먹고사는 단체의 구성원으로 직원들이 좀 더 적극적이길 원하고 매일 일로 성장하길 바랐는데... 아녔죠. 직원은 성장보단 시간만 빨리 흘러 퇴근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런 점이 참 아쉬워서 개인의 역량 발전이 회사에 이익이 되기도 하지만 어쨌건 본인의 자산이 된다고 말할 수는 없었어요. 잔소리 같을까 봐요. 진심인데요.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도 본인의 시간인 것을 왜 모르는지요.


저는 대표이지만 대표처럼 굴지 않아요. 권위적인 모습은 스스로 오글거립니다. 다들 나이 찬 성인인데 잔소리처럼 들릴 수 있는 말은 삼가고 최대한 오래 기다려주다가 계속되면 우회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쉬는 날엔 일이 있어도 쉬게 해 주고, 퇴근시간도 30분 줄여서 5시 30분에 귀가시킵니다. 아직은 작은 회사라 돈으로 복리후생을 해줄 여력이 안되니 다른 것으로 챙겨주려는 노력인데요. 또 여기에서 직원들과 불합리함이 생겨납니다. 마치 일 해주는 것을 고마워하라는 듯이 챙길 것만 챙기고, 해줬으면 하는 것은 하지 않는 계산을 하는 게 보이는 직원들이 있는 거죠. 자유롭게 그들의 업무방식을 존중하는 게 독이 되는 것을 보며 도통, 알 수가 없네요.  집안 문제야 가족들이니 싸우고 고쳐서 함께 살아갈 수 있지만, 타인은 돌아서면 남인지라 어떻게 진심으로 설득하고 스스로 행동하도록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아직 사회적인 리더로서는 방향이 제대로 서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 '리더'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어쩌다 대표가 되었지만 권위적이지 않고, 구성원들과 함께 자유롭게 어우러지는 멋진 조직을 이끄는 법을 알고 싶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65 영상편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