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심리 공부를 하면서 MMPI검사(다면적 인성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
이 성격검사는 10개의 임상척도와 3개의 타당성 척도로 구성되어 있는데,
검사 결과 척도1(건강염려증), 척도2(우울증), 척도3(히스테리), 척도4(반사회성),
척도5(남성성-여성성), 척도6( 편집증), 척도7(강박증), 척도8(정신분열증), 척도9(경조증),
척도0(내향성)으로 나뉜다.
대충 내가 이런 성격이겠거니 했던 면들이 들어 맞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나에게 히스테릭한 면이
좀 높다는 사실이 마음 아팠다.
아, 내가 욱하는 게 환경 탓이 아니라 내가 지니고 있는 본질 중 하나이구나.....
욱하는 것, 화내는 것, 성질내는 것은 나의 고정값이구나....... 쓰읍.
그렇기에 화는 나에게 뗄레야 뗄 수 없는 감정이다.
화는 상당히 복잡한 감정이다.
예전에는 무조건 화를 내고, 자책을 하며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 스스로를 나쁜사람으로 몰아갔다.
화를 안내면 되는데 내가 화가 났는지도 인지하지 못했다가 갑자기 내 입에서 용트림처럼 북치기박치기
랩이 퍼져나오거나 쏴쏴쏴하고 소리를 질렀댔다.
화를 참으면 되는데 참지 못하고 낸다는 것 자체가 나쁜 행동을 한 것이고, 감정조절을 못하는
못난사람이나 어린아이 된 것 같아서 부르르 화를 낸 후에는 부끄럽고 수치스러웠다.
또 화가 났을 때는 철저히 자기 중심적이 되어서 나를 화나게 만드는 사람에 대해 타깃을 삼아
탓을 돌리고, 선빵을 날린것에 대해 비난하고, 미워하기도 했다.
나를 화나게 만드는 상황에 대해 앞뒤를 재는 것이 아니라 나를 화나게 만드는 사람에 포커스를 맞췄다.
이런 현상은 슬프지만 아직 현재진행중이다............오...........주여...............
그래서 <화의 심리학>을 읽으며 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탐구해보려고 한다.
화는 원래 긍정적인 감정도 부정적인 감정도 아니다.
화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화를 푸는 방식, 화를 다루는 방식 때문이다.
'화' 자체는 자연스레 느끼는 감정인데 이를 공격적으로 표현할 때 부정적 감정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화가 나게 되면 제 삼자에게 괜히 화풀이를 하거나 화를 공격적으로 내거나 반대로 수동적으로 참기도
한다.
겉으로는 화를 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 안을 들여다보면 두려움, 슬픔, 죄책감, 수치심 등이 있을 수
있는데 다 섞어서 동일한 감정으로 취급 해버린다.
또한 화가 나면 그 화를 스스로 이겨내지 못하여 긴시간 그 감정에 갇히거나 불필요하게 강한 분노를
표출한다.
나 역시 이러한 방식으로 표출한다. 물론 강도의 차이는 있다고 선을 긋고 싶다....오홋.
그래서 나에게 화는 불편한 감정이고 , 나의 자존감을 갉아먹는 감정이다.
그러고 보니 나는 화가 났을 때 참지 않고, '나 정말 화 많이 많이 났거든.' 하고 밖으로 꼭 표출을 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화는 나 뿐만 아니라 나와 연결된 배우자, 자녀들, 가족들에게 영향이 갈 수 밖에 없다.
맙소사. 내가 싱글이면 모를까. 난 숭고한 엄마이지 않은가?
화는 현재 나에게 감정적 소모를 크게하고, 나의 건실한 삶의 방향에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있다.
행동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