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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잎클로버 Mar 26. 2024

쌉싸름한 티라미수

입 안에서 녹아 없어지는 맛

티라미수는 이탈리아어로 “나를 기쁘게 해 줘”라는 의미를 담은 단어다.

그 의미처럼 나는 티라미수를 먹을 때면 우울한 감정은 녹아 없어지고 행복한 감정만 남는다.

슬픔은 티라미수처럼 사라지고 행복은 티라미수의 커피 향처럼 짙게 맴도는다는 게 너무 좋다.


티라미수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일단,

바삭하고 달달한 레이디 핑거 쿠키를 쌉싸름한 에스프레소에 적신다,

그 위에 솜사탕 같은 마스카포네 치즈 크림을 얹는다,

이런 식으로 여러 겹은 쌓은 뒤, 맨 위에는 카카오 가루를 톡톡 올려주면 완성이다.


티라미수의 매력은 처음에 먹었을 때 느껴지는 달달한 맛 뒤에 감춰진 커피의 짙은 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작은 티스푼으로 한 숟가락 떠서 입에 티라미수를 얹는다,

그러면 커피 때문에 쿠키보다는 빵에 가까운 식감이 돼버린 핑거쿠키가 커피 향을 입에 남긴다.

쌉싸름한 맛이 입 안에 안착하면, 단 일초의 기다림도 없이 마스카포네 치즈 크림이 입 안을 감싼다.

적당히 달달하고 적당히 쓴 맛이 천천히 섞이다가 녹아 없어진다.


단짠단짠이 아닌 쓴단쓴단이지만 그건 그거대로 매력이 있다.

끝없이 계속해서 숟가락이 티라미수를 퍼내고

정신 차려보면 티라미수는 없어지고 새하얀 접시만이 내 앞에 놓여있다.



집 앞에 맛있는 이탈리아 식당이 생겼는데 얼른 티라미수 먹으러 가봐야겠다.

‘거기에 파는 판나코타도 맛있는데 다음엔 그 디저트도 소개해드려야지.’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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