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가짐, 학생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꿀팁 몇 가지
1-5. 학생을 대하는 마음가짐
선생님과 강사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적어도 제가 보낸 학생 시절에는 선생님은 존경과 사랑의 대상이었습니다. 지금과는 많이 달라 매도 많이 맞고 힘든 학교 생활이기도 했지만 선생님의 권위와 사랑은 훨씬 높았고 학생들의 평균적인 마음가짐도 순결하고 정직했다고 기억합니다.
자주 말썽을 부리고 흡연도 하며 다른 학생들을 괴롭히던 소위 일진녀석들도 선생님의 불호령 한마디면 고개를 푹 숙이고 반성하는 척이라도 하던 순수함이 지금은 많이 사라진 듯합니다.
한 학생의 인생에 수많은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선생님이라면, 강사는 그저 해당 과목의 성적을 올려주는 것이 목표인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많은 애정과 사랑을 주는 것은 오히려 조금은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그들이 겪지 못하는 모진 마음으로 공부시키고 공부시키고 또 공부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등학생들의 경우, 너무나도 살가운 태도로 잘 따라와 주다가도 어떤 이유로든 성적이 떨어지면 이내 다른 학원으로 말도 없이 옮기는 경우가 허다한데 초짜 선생님들은 이런 것에 꽤나 상처를 받곤 하십니다.
왠지 모르게 개인적으로 정이 많이 가는 학생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조금 더 신경 쓰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자신만의 룰과 기준선을 만들어 학습적인 부분에서 여지를 주지 말고 객관적 시선을 유지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합니다.
‘내가 이 선생님으로부터 정말 철저하게 관리받고 있구나!’, ‘이 선생님은 나를 예뻐하지만 내가 공부하지 않고 성실하지 않은 모습에는 가차 없이 대하는구나!’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힘들지만 배우면 성적이 오르고 실력이 상승하는데 도움이 되는 강사’라고 소문이 나는 것이 여러모로 매우 유리하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꿀팁 – 처음 만나는 학생들에 대처하는 방법>
존댓말은 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에게 존대를 하는 선생님들이 많이 계실 겁니다. 특히, 여자 선생님들이 존대를 많이 쓰시는 편인데 초등학생들이라면 크게 반대하지 않지만 중학생이상의 아이들에게는 소위 ‘기싸움’이 중요하기 때문에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어조를 사용하셔야 합니다. (전 초등학생들에게도 무조건 반말, 하지만 따뜻함과 유쾌함이 담겨있어야 하지요)
2. 학생들의 말을 잘 들어주되 들어주지 않습니다.
눈빛과 표정만 봐도 어떤 아이들인지 감이 오는 경지(?)에 이르기 전까지는 그 교실에 있는 모든 아이들이 집중하기 싫어하고 공부하기 싫어한다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아주 흔한 경우로, 아이들은 수업을 듣기 싫으므로 방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쓸데없는 질문들과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늘어놓습니다. 바로 끊어버리셔야 합니다. 그게 잘 먹히는 선생님이라고 인식되는 순간, 동조하는 아이들이 2명만 더 늘어나도 수업진행하기 힘들어지실 겁니다. 맘씨 좋은 선생님이 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학습과 연관된 이야기나 질문등은 아무리 사소하고 기초적인 것이라도 절대 소홀하지 마시고 자세하게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이 선생님에게는 창피하고 부끄러운 질문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질문해도 되는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주시는 것이 진정한 신뢰 형성의 첫걸음입니다.
3. 수업을 장악하시기 바랍니다.
나를 존중하면 너희를 존중하겠다. 이 수업에서는 내가 왕이야, 내가 얘기할 때 나를 보고 판서를 하면 손이 움직여. 어쩌면 거부감이 드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일종의 “룰”을 만들고 그 안에서 예외를 허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효과적인 수업을 위한 시작입니다.
떠들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이 공개적으로 어떻게 취급(?)되는지를 (최악의 경우 교실밖으로 잠시 퇴장, 일반적으로 좌석분리, 일어나서 맨 뒤로 이동하여 수업 등)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 정해진 룰에는 원칙적으로 예외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으면 중하위권반에서 살아남기는 힘드실 겁니다.
수업을 시작하고 15분만 지나도 어떤 학생이 문제가 있고 없는지 바로 드러납니다. 전체적인 반 분위기와 문제학생들의 태도와 언어 등이 타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빠르게 분석하시고 그에 대한 적절한 강도의 조치를 즉각적으로 취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단, 선생님의 말투와 태도는 부드럽고 일관되어야 합니다. 혹여 소리를 지르거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살짝 미소를 띤 얼굴로 단호하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잡 설]
어느 순간부터인가 학생들은 학원에 와서 토로합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너무 적고 선생님들도 존경할 만한 사람들이 아니다고 말이죠. 이 말에 객관성을 부여하기 힘들 수도 있지만 이런 아이들이 한 둘이 아니다 보니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교대에 가서 임용고시를 합격하고 학교로 부임하는 선생님들의 면면이 많이 달라진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죠.
한 가지 이유는 아닐 겁니다. 교사 양성 시스템,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의 여러 가지 정책들, 교육과 학생인권 관련 법과 법령들 그리고 무엇보다 학생들이 자라나는 전반적인 사회의 분위기와 가정교육. 이 모든 것들이 영향을 끼쳐 아마도 작금의 선생님들은 그들의 선생님에게서 언젠가부터 존경할 만한 구석을 찾지 못하게 되었을 수도 있고,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그러한 정성을 쏟을 필요성이 없어져 기본만 하는 직업인이 되어버렸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헌신적이며 사랑으로 참된 인간 한 명을 길러내는 진짜 선생님들이 무수히 많이 계실 거라 믿고 있기에 이런 거친 말들을 쏟아낼 수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군대에 간다고 배우던 학생이 찾아와 인사를 하고, 제대를 했다고 또 인사를 하러 학원으로 옵니다. 스승의 날에 꽃다발과 선물을 들고 학원으로 오는 아이들에게 “담임 선생님에게는 감사의 말씀을 드렸니?”라고 물어보면 10명 중에 절반정도는 고개를 젓는 모습에 정말 깜짝 놀라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저 단체행사로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것 외에 개인적인 감사의 감정은 그다지 없다고 하는 그들의 모습에 오히려 세세하게 신경 써주는 학원강사가 그들에게는 좀 더 친근하고 좋아하는 대상이 되어 버린 느낌은 흐뭇하지많은 않습니다.
제가 자주 하는 말은 “학원 망해도 좋으니 학교 시스템이 정말 정상적이고 제대로 작동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부디 더 이상 그런 바람을 가지지 않아도 될 날이 오면 진심으로 기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