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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 그 너머에서

네이버 웹툰 <히어로 킬러>로 보는 무너진 정의

by 나쥬
IMG_11991B9A5FE3-1.jpeg 히어로 킬러 31화의 한 장면

히어로물하면 떠오르는 작품은 무엇인가?

흔히 마블시리즈를 떠올린다. 주인공이 무조건 히어로이며 동시에 정의인 시리즈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 그런 상식을 부수는 작품이 등장했으니, 선과 악의 개념을 부숴버린 작품.

오늘의 주제인 네이버 웹툰 <히어로 킬러>이다.


빌런은 히어로가 잡는다.

그럼 히어로가 잘못하면 누가 잡아줄 것인가


안티히어로물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히어로물의 문법을 비튼 작품이다.


정확히는 히어로는 무조건 선하고 정의의 편이라는 관념을 비틀었다. 한번 상상해보라. 내가 초능력을 얻었다고 그걸 옳게만 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일반인은 그런 히어로를 더욱 통제하러 들 것이고 히어로는 결국 부패하고 타락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이는 역사에서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우리는 이것을 토사구팽이라고 한다.


그러나 히어로물에 동반되는 초능력은 단순히 정치질과 모략으로 정복할 수 있는 만만한 힘이 아니다. 세계를 구할 정도의 능력은 곧 세계를 멸망시킬 법한 사건을 능가하는 힘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이 있는 곳에는 늘 파벌이 생긴다. 해당 작품에서 등장하는 히어로들과 빌런의 관계는 히어로킬러 24화의 한 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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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선악의 대결이 아냐, 악과 악의 대결이다.
우리가 조금 더 강한 악이었을 뿐이다.
- 히어로 킬러 24화-


절대 선이나 절대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승리한 쪽이 결국 이야기를 쓸 권리를 가지고, 반대편을 악으로 규정지을 뿐이다.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도 이런 일은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불합리한 일들이 비일비재한 세상은 단순히 뉴스에 나오는 굵직한 사건이 아니어도 일어날 수 있다. 사소하게 학교에 지각하지 않았는데 지각처리하는 선도부, 잘못하지 않았는데 소문이 와전되며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한다거나 선생님께 혼나는 그 모든 상황은 당사자에게 세상의 불합리함을 느끼게 만든다.


이러한 불합리는 인류사에서 사라진 적이 없다. 그렇기에 이런 울분을 풀어주기 위해 대중은 '사이다물'이라고 부르는 이야기 전개방식을 선호하게 된다.


선과 악의 기준너머에는 무엇이 있는가?


선과 악을 무너트리는 작품들은 꾸준히 수요가 있는 주제이다. 심지어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고전을 재해석해서 선과 악을 재정립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경계를 허물고 나서 무엇이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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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지킬 수 없다면, 그 모두를 희생하더라도 너희들을 지키겠어.
그게 내가, 이 지옥같은 세계를 살아가는 방식이니까.
-히어로 킬러 87화-


결국 그런 관념적인 것에서 빠져나온 우리는 개인을 중시하게 된다.


나의 친구, 나의 동료, 나의 가족과 같이 '나'라는 새로운 기준을 세우게 된다.

이것이 옳다 그르다는 결국 다시 선과 악의 굴레에 들어오게 만드는 질문이다.


우리는 이것을 '나'에게 결국 도움이 되는가? 라는 시선으로 봐야할 필요가 있다.



프레임에서 벗어나라


우리는 하루의 대부분을 남들이 만든 콘텐츠를 본다. 그러나 그 콘텐츠들은 모두 제작자의 의도가 녹아들어가 있다. 콘텐츠에는 진실도 존재하지만 높은 확률로 그것은 파편화된 진실이다. 즉, 진실의 극히 일부분만 담아 낸 것이다.


우리는 그 일부분만 보고 섣부르게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


누군가에게는 악당이지만 다른 이에게는 히어로일 수 있다.


그 누구의 말도 정답이 될 수 있고, 오답이 될 수 있다.


하나 확실한 것은, 남들이 보여준 파현화된 진실만 가지고 휩쓸린 채로 선택하지 말아야한다는 것이다.

나의 주관을 가지고 객관적으로 이해해야한다.


그것만이 선과 악의 세상속에서 휩쓸리지 않고 나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불완전한 우리는 완전한 무언가를 믿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 돈, 사랑, 종교, 명예 등등이 있을거다.


이러한 행동양식을 '우상화'라고 한다.


우상화 시킨 대상이 절대적 진리라고 믿고 따르게 되는 것이다. 즉, 세상에 정답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단 하나의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정답들은 한가지 공통점을 가진다.

나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따진다는 것이다.


어떤 행위에 내가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고 행복하다면,

적어도 나에게는 그게 최고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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