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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지옥일까?

네이버 웹툰 <어쩌다보니 천생연분>으로 보는 행복의 기준

by 나쥬
IMG_0035.PNG 어쩌다보니 천생연분 1화 중


그들의 만남은 그렇게 낭만적이진 않았다. 오랜만에 봤을때 우리는 30대가 되버렸다. 우리의 주인공 한지아는 무직백수였고, 집에 어떻게든 빌붙어서 사는 그런 삶이었다. 오랜만에 담배피러 나왔을 때 만난 우리의 남주 진민철. 대기업 대리에 몸도 우락부락 근육질, 멋진 어른의 삶의 표본이었다.


장난삼아 결혼이나 할까는 농담을 던진다.

그리고 결혼한다.


?


놀랍게도 실화다.


무려 초반 3화안에 프로포즈(?), 상견례, 신혼여행까지 끝내버리는 시원한 전개를 보여준다.


대부분의 로맨스물은 결국 남주와 여주가 언제 사귀고 결혼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보통 사귀거나 결혼하면서 이야기가 끝난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걸 거꾸로 한다. 시작하자마자 결혼하고 신혼여행까지 해버리니 기존에 우리가 알던 로맨스소설의 공식을 정면으로 부정해버리는 거다.


결혼은 부담이 되어버린 시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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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갈수록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바닥을 찍고 있다. 동시에 함꼐 떨어지는 것은 바로 연간 결혼 수이다.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의 증가가 결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연애는 시간과 감정을 무지막직하게 잡아 먹는다. 그렇게 연애를 하더라도 무조건 결혼을 바로하는 건 아니다. 하다가 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결혼은 확실히 부담이다. 결혼식 하려면 드는 비용은 몇천만원은 기본이고, 결혼식만 해서 끝나는게 아니다. 요즘같은 시대에 집 한채정도는 들고 시작해야하고 집에 혼수도 넉넉히 있어야한다.


솔직히 이걸 모두 충족할 수 있는 결혼 적령기(20대후반 ~30대)가 얼마나 있을까?


사랑은 낭만이다.

누가 사랑만으로 결혼을 해?

요즘 사람들은 결혼도 하나의 신분상승, 혹은 경제적 이유 때문에 한다. 사랑만을 쫒으며 결혼하는건 멍청한 짓이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 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 바로 <어쩌다보니 천생연분>이다.


어쩌다보니 흡연장에서 프로포즈를 한 한지아.

어쩌다보니 상견례에 신혼여행까지 프리패스.

어쩌다보니 신혼집을 구했고, 동거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나서 두명은 사랑에 빠진다.


물론 웹툰은 웹툰일 뿐이다. 실제로 길가에서 담배피다가 고백박는 사람이 있으면 이상한 사람이니까 도망치는게 좋다. 하지만 이 작품은 로맨스 소설의 문법을 부셨지만 무시하진 않았다. 소꿉친구 사이였던 둘의 과거는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나온다. 그러다가 운명처럼 30살이 다되서야 만나게 된다.


왜 하필 30살인가?

필자의 기억에 한창 친구들끼리 그런 농담을 많이 했던거 같다.


친구사이의 이성에게 "우리 30살까지 결혼 못하면 둘이서 할까? ㅋㅋㅋ"


이런 느낌의 농담, 많이 해보거나 들어보지 않았는가?


그 농담이 현실이 된 것이 바로 이 작품의 세계이다.


물론 결혼은 현실이다. 돈도 필요하고 불편한 점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혼자서 짐을 들기엔 너무 여린존재다. 믿고 등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


상대방이 대기업에 다니지 않더라도, 집안일을 조금 못하더라도, 돈이 많은 부자가 아니더라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자그마한 쉼터가 되어주는 것.

그게 결혼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아. 결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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