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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민 Nov 23. 2023

CRPS 환자의 걸어서 사회 속으로

새로운 시리즈 연재 안내

안녕하세요

마지막 글을 올린 지 벌써 두 달이라는 시간이 넘었네요.

어느새 구독자님들은 저에게 든든한 울타리를 넘어 소중한 관계가 되어, 추워진 날씨 가운데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해하고 있답니다.


우선 저는 응원해주신 덕분에 수술 후 온전히 회복하여 다시 일상 속으로 돌아왔어요^^

가을을 만끽하며 한강에 나가 자전거를 타고 오기도 하고, 수술 전부터 코로나 등 감염을 주의하느라 몇 달간 만나지 못한 친구들도 만나고 있어요.

 

사실 지난번 글을 올리고 한동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몸이 많이 힘들었어요.

자극기 제거 수술의 여파로 악화된 CRPS 오른발 통증이 쉽사리 호전되지 않더라구요. 눈으로 보이는 색깔 변화, 붓기, 강직 등의 증상 또한 악화된 게 느껴졌구요.

가을철이면 통증이 좋아져야 되는 시기인데, 저의 예상과 다르게 반응하는 몸을 보며 지치기도 했답니다.


결국 담당교수님의 입에서 어렵게 끊었던 '모르핀주사를 우선 다시 맞자'는 말씀이 나왔어요.

저 또한 통증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고민하기도 했어요. 동시에 모르핀 주사를 맞으면 몇 시간 동안은 아프지 않을 수 있으니까.. 지긋지긋한 통증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고요.

하지만 다시 마약류 주사를 맞을지 고민하는 저에게 제 글을 읽으시는 간호사선생님은 단호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다시 맞지 마요. 그러지 마 소민씨. 얼마나 힘들게 끊었는데..
아니 그냥 고민할 것도 없이 맞지 마. 절대 맞지 마요. 알겠지?!
안 맞겠다고 대답하고 가요


흔들리고 있던 마음이 간호사선생님의 조언과 함께 브런치에서 응원해 주시는 구독자분들이 떠오르면서 이를 악물게 되더라구요.

진심을 다해 제가 좋아지길 바라며 응원의 글을 달아주신 구독자분들의 댓글을 읽고 또 읽으며 마음을 굳게 다잡았어요. 그 결과 제 몸은 서서히 수술 전의 상태로 돌아오게 되었답니다.

자극기 제거 수술 또한 잘 되어, 이제는 몸속에 자극기가 있던 부분까지 전부 아물었다고 하셨어요.


더 나아가 부족한 제 글을 기다려주시는 분들께 이 다음은 어떤 내용으로 찾아뵐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어요.

그러던 와중 이제까지 지난 몇 년간 CRPS라는 질병에 맞서 목숨 걸고 싸워 이겨냈던 이야기를 들려드렸다면, 이제는 CRPS와 함께 다시 사회 속으로 들어가는 희망찬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감사하게도 현재 제 몸은 기대할 수 없었던 수준으로 많이 회복되어 주체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겠더라고요.

투병 중에도 하고 싶은 일과 아이디어는 너무 많았지만, 일을 하는 것이 몸에 무리가 된다고 느낄 때가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질병의 무게를 지니고 사는 답답함이 몰려오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런 제 질병이 희망을 전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마음을 접었어요.


계속해서 건강에 무리되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와중 자신있으면서도 하고 싶은 분야의 일이 생겼어요.

제 머릿속에 있는 꿈을 현실에서 실현시키는 그 순간까지 저의 가족과도 같은 구독자분들과 여정을 함께 하고자 합니다.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을 챙기는 일이기에, 글과 새로운 일 모두 무리되지 않는 선에서 천천히 진행해 볼게요^^
희귀 난치병을 앓고 있지만 주저앉지 않고, 더욱더 세상 속에서 당차게 살아나가는 청년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날이 많이 추워졌는데 모두 건강 꼭꼭 잘 챙기시구요.

부족한 저와 제 글을 사랑해 주셔서 그 어떤 말로도 부족할 만큼 항상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 또한 그 사랑을 혼자 지니고 있지 않고, 앞으로 제 삶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힘을 드릴 수 있도록 계속해서 한 걸음씩 걸어 나가가겠습니다.



새로운 시리즈로 돌아오기 전까지, 저의 지난 5년간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은 브런치북을 읽어주시면 준비하는데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

↓↓↓↓↓

https://brunch.co.kr/brunchbook/kimsomin


12월. 새로운 시리즈의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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