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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음악과 음주

한 잔의 여운, 한 소절의 떨림

by 박상규

1. 저에게 있어 조용필이라는 가수는 특별합니다. 바로 위에 누나가 조용필씨를 너무 좋아해서 적지 않은 영향도 있었지만 어쨌든 저의 청소년과 젊은 시절에 조용필씨의 노래를 빼면 이야기가 안 됩니다. 심지어 군대도 'Q'라는 노래를 듣고 입대해서 '꿈'이라는 노래를 들으며 전역했으니까요. 1998년 발표한 조용필씨 17집 중에 '처음 느낀 사랑이야'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한번 들어보세요. 발라드 한 노래인데, 가사도 좋고 리듬도 나름 괜찮습니다. 중간에 가사가 '나를 흔들던 바람 가슴 떨리던 기쁨 아직도 난 기억해 (중략) 오늘 그대 나에게 웃으면서 말했지 운명처럼 다가온 사랑을 이제야 찾았다고' 조용필씨의 노래를 들으면 그 시절이 떠오릅니다. 발표 때가 IMF 때입니다. 금 모으기부터 온 나라가 질곡의 시기에 조용필씨 노래가 참 위로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현역으로 남아 있는 조용필형님을 응원하며 계속해서 콘서트장에서 뵙길 소망합니다.


2. K팝은 이제 단순한 음악 장르를 넘어 전 세계를 무대로 한 문화적 현상이 되었습니다. BTS와 블랙핑크는 한국어라는 언어적 장벽을 넘어, 그들의 음악과 퍼포먼스로 글로벌 팬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들의 음악은 단지 춤과 멜로디를 넘어서, 희망 그리고 꿈을 이야기하며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한국대중문화의 전도사입니다.




3. 제가 술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합니다. 주량이 소주 2잔, 그렇지만 간혹 술 한잔을 하면서 작은 잔에 추억을 마시곤 합니다. 나쁜 추억은 현실에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추억의 흔적은 바꿀 수 없어도 추억의 해석은 내가 편집할 수 있으니, 나름 도움이 될 때도 있습니다.


4. 애주가로 유명한 일물은 관동별곡의 '정철'입니다. 얼마나 술을 좋아하는지 선조가 "그대가 술을 좋아하나 너무 과함이 걱정되니 이 잔으로 하루에 한 번만 마시라"며 내린 은잔을 조금이라도 더 마시겠다는 집념으로 망치로 두드려 펴 사발로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주류, 특히 증류주 소비량이 자살률에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과하지 않는 음주로 즐거움과 건강을 같이 챙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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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