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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사계절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by 박상규

1. 봄 : 엄마의 품속에서 떠나 대중의 땅에 깊이 뿌리내리기 위해 노력했던 나의 봄,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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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들이 초록빛으로 깨어나는 계절, 봄. 따뜻한 바람이 살며시 불어오면 벚꽃 잎이 춤추듯 흩날린다. 차가운 바람을 헤치고 걸어온 길에도 소리 없이 다가온 봄, 새로운 시작을 약속하는 이 계절은 설렘을 다시금 깨운다. 봄의 기운은 새 희망을 심어주며, 모든 것이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다. 당신이 젊다면 당신의 봄이 정말 아름 답기를. 모든 순간이 빛나 봄을 따뜻하게 안아 주길. 후회 없이 사랑하길.


2. 여름 : 직장생활, 결혼, 아빠가 되면서 대출금 앞에 곁눈 줄 시간도 없이 그렇게 지냈었네, 그래도 좋았어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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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타오르는 태양 아래, 푸르름이 짙어가는 여름. 짙은 나무 그늘이 무더위를 피해 주는 안식처가 되고, 시원한 바닷바람이 피부에 닿을 때면 마치 마음의 치유를 느낀다. 짙게 흐르는 땀방울마저도 생명력이 넘치는 여름, 어설픈 직장생활, 인연의 결혼,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 때문에 아빠가 된 여름, 선선한 가을을 기다리며 그렇게, 그렇게 구름이 흘러가듯 시간은 떠나고 있다.




3. 가을 : 성과를 위해 몸부림치며 추한 뒷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지금 노력 중, 인생 제2막을 위해 깊은 고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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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바람에 황금빛 나뭇잎이 흩날리는 가을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깊은 하늘 아래, 풍요로움이 가득한 들판과 단풍이 물든 산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서늘한 기운 속에서 고요히 찾아오는 가을은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게 하며, 낙엽지는 쓸쓸함이 있지만 사색하게 해 준다. 내 인생의 완행 기차는 가을 들녘을 가로질러 가고 있다.


4. 겨울 : 인생의 2막은 어떻게 될까? 이제 가족을 위해 살았다면, 이제는 나를 위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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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눈밭 위로 첫 발자국을 남기는 겨울은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따뜻함을 찾게 하는 계절이다. 눈송이 하나하나가 마치 별처럼 하늘에서 떨어지고, 추운 바람 속에서 느껴지는 온기와 가족의 소중함은 겨울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겨울철 난로가 사람을 모이게 하듯, 나의 삶의 조각들이 모여 당신에게 짧지만 긴, 긴 여운을 남기는 글을 많이 길어 올리고 싶다.


5. 그리고 : 말련이 몸도 마음도 춥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고 일어 나 보니 천국이었으면... 세상에게 고맙고, 가족에게 사랑했다고 간단한 글이라도 건넨다면 성공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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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고통도 없고 행복한 곳이라는 생각을 쉼 없이 한다. 사회에게, 가족에게 고맙다고, 그리고 참 많이 사랑했다고 말하고 고통 없이 천국으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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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