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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 포카리로 가루가 된 엄마의 마음...

by 유명

아들 키워봐야 소용없단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딸의 남자친구가 군대를 갔다.

훈련소에 있는 기간 동안 딸은 남자 친구에게 위문편지를 쓰고 봉투를 꾸민다고 정신없이 바빠 보였다.

틈만 나면 책상에 앉아 새벽까지 봉투를 꾸몄다.

수십 가지 색깔의 사인펜으로 그림을 그리고 색칠을 했다.

봉투 꾸미기에 지쳐 정작 편지보다는 쪽지에 가까운 글을 쓰는 것 같기도 했다.


딸의 남자친구는 훈련이 없는 시간에 편지를 적어 일주일치를 모아 꼬박꼬박 등기로 부쳐왔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대충 일과와 힘든 점과 느낀 점들을 적은 것 같았다.

또박또박 눌러쓴 듯한 글씨로 쓰인 편지를 읽으며 딸은 아~

어휴~ 킥킥~~ 혼잣말을 하다 혼자 웃어대다 혼자 안타까워했다.



어느 날 딸에게 보낸 편지에 이상한 편지가 한 장 끼워져 왔다.

다른 사람에게 쓴 편지가 실수로 딸려왔던 것이다.

설마 양다리???




자기 엄마에게 보내야 했던 그 편지는

목적이 명확하고 뚜렷했다.


8/26

비상!

엄마 얼른 포카리 가루로 된 거 2박스만 보내줘

사랑해~


2025.8.26

000

아주...

명필입니다^^;;





물론 그 아이의 엄마는 이 사실을 모르겠지만 만약 알게 된다면 마음이 아주 산산조각이 나다 못해 가루가 되지 않았을까?

나도 아들 둔 엄마 입장에서 남일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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