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크루 수요질문 (2024.11.13)
파리 한 마리가 윙윙거린다. 어디로, 어떻게 사무실로 들어왔는지 경로는 알 수 없지만 눈앞에서 현란한 춤을 추며 윙윙거린다. 이리저리 요리조리 왔다 갔다 빙빙 도는 파리를 따라 고개가 이리저리 요리조리 왔다 갔다 정신없다. 도리도리하던 아이처럼 몇 번 고개를 흔들었더니 눈앞이 컴컴하고 현기증이 났다. 파리는 빛이 보이는 창문 틈으로 가더니 창문에 찰싹 달라붙어 꼼짝하지 않는다.
파리를 따라 움직이는 눈도 키보드 위에 손가락도 파리처럼 꼼짝하지 않는다.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파리를 밖으로 내보내 주고 싶었다. 윙윙, 작은 움직임에 파리는 겹겹이 접고 있던 날개를 펴더니 이리저리 윙윙 요리조리 왔다 갔다 정신 산만하게 도망쳤다. 잠잠한 틈을 타서 다시 창문에 찰싹 달라붙었다.
미동도 없이 창문에 매달려 있는 파리가 왠지 내 모습 같았다.
정신 줄 놓고 달렸는데 막다른 골목, 돌아갈 수도 없고 벽을 뚫고 나아갈 수도 없다. 경로를 이탈하고서야 목적지가 어디였는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반대편 창문을 살짝 열었더니 차가운 공기가 얼굴을 훅 밀고 들어왔다. 공기의 속삭임에 파리는 윙윙거리며 망설임 없이 밖을 향해 날아갔다.
파리는 갇혀 있던 공간에서 잠시 방황할 뿐 자신의 본질은 잊지 않고 있었다.
모호하게 살아온 40년의 세월 그 안에서 나의 본질을 찾아 나섰다.
그 여정의 첫 번째가 글쓰기였다.
불운으로 똘똘 뭉쳐 있던 세상에 행운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라라크루를 만나 빛이 되고 반짝이는 일상의 행복을 온몸으로 느끼며 쓰는 행복을 알아가고 있는 나는 라라크루에서 살련다.
*라라크루 수요질문*
라라크루 참여 동기, 무엇을 얻었는지?
한 줄 요약 : 이제 시작이다. 100기까지 쭉 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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