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사람의 어깨를 바라보는 일이 잦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의 오른쪽 어깨에서
요리를 하는 사람의 뒷목 께에서
세월이 굳은 표정을 읽다보면
어느새 한 쪽 손이 올라가 있습니다
가장 여린 것은 대게 가장 단단한 곳에 숨으니
방치된 마음은 그 언저리에 있을 것입니다
어깨가 한 뼘인 까닭은 어쩌면
한 뼘의 손길이 필요해서인 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언젠가부터
마음의 어깨를 바라보는 일이 잦습니다
마음의 어깨가 넓은 사람과
나란히 앉아 밤공기를 마시다 보면
종일 무거웠던 고개가 옆 어깨로 쏟아집니다
지쳐 앉을 때나
서서 견딜 때나
어깨를 비우고 살기엔 헛헛한 세상이지요
오늘 당신의 어깨엔
몇 사람의 손길이 머물다 갔습니까
몇 사람의 고개가 기대다 갔습니까
어떻게 잘, 살아가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