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식, 수술 후 10일차
드디어 집으로

by 분당주민

이곳에 들어온 지 20일, 드디어 퇴원이다.

아침에 x-ray 2판 찍고, 보험사 제출 서류가 완료 됐다는 카톡을 받고

1층 제증명신청에 가서 서류 다 받고, 근데 진단서가 준비가 안되서 외래 왔을 때 받아야 하고.


본인 퇴원 기념으로 본인이 본인에게 선물하는 따듯한 아메리카노 한 잔.


수술 후 처음이라 가장 작은 숏으로 시작.

아메리카노에 대해서는 의견이 조금씩 다 달라서 (물론 현 시점에서 아이스는 불가) 좀 망설였는데,

1일 1잔은 괜찮을 것 같다는 의견을 더 믿기로 했다.


이제 퇴원까지 기다림. 짐을 싸고 책을 읽고 기다려 본다.


10시 좀 넘어서 8시에 피검사 결과를 확인했다.


Creatinine 1.29 (정상범위 0.7 ~ 1.4) 어제 1.44에서 좋아졌다. 다행이다.


11.21일 1.26을 찍고 계속 들쑥날쑥해서 불안했는데, 마지막 날 1.29를 찍고 퇴원해서 마음이 좀 편해졌다.

여기서 더 떨어지기를


BUN 19mg/dl (정상범위 10~26), 사구체여과율 (GFR)은 제자리.


간호샘과 주치의간 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있는 것인지,

간호샘이 오셔서 어제 주치의랑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다시 묻고,

수술 부위에 실 언제 제거하는지 물어보고, 난 그 일정을 듣지는 못했고, 그러면서 시간 보내고 있다.

약도 다 올라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최대한 1시까지는 집에 보내주겠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간호샘들은 친절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의사, 병원의 부정적 이미지과 고정관념은

일부 정말 헌신적이고 친절한 간호샘으로 상쇄되고 조금은 긍정적 이미지로의 전환이 있었다.


짐은 이미 집에 바로 갈 수 있게 준비가 되어 있고,

와이프님께 집에 갈 준비가 되었다고 카톡을 보냈다. 지금 집에서 출발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1시가 좀 지나서 본격적인 퇴원절차가 시작된다.

우선 수납 하라고. 대략의 금액을 알려주고 가퇴원 진료비로 결재됨을 안내한다.


수납창구가 닫았다고 응급실 수납창구에 가서 수납하라고.

응급실을 몇 번 들락거려 어디서 수납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다. 별로 가고 싶지는 않은 곳이기는 하다.


가퇴원 진료비는 정규업무 시간 외 퇴원으로 진료비 확정 불가로

가퇴원 시점 진료비의 120%를 우선 납무하고 재정산 하는 방식이다.

어려울 것 없다. 다음주 화요일 외래에서 재정산하면 되니까.


다시 올라와 우선 약에 대한 설명부터 듣는다.

이미 약제부 약사를 통해 2번 교육을 받았고 병원 입원 기간 중 먹는 약과 변화는 없다.


다만, 카테터 위치 소독, 보호 필름 부착이 추가되었고

수술부위 소독은 동네 외과병원에서 하는걸 추천했는데

화요일 외래가 있어 그냥 일요일에 집에서 손 깨끗이 닦고 해도 될 것 같단다.


외래에서 수술 부위 실 제거, 외과 담당의 진료가 확정 되었고

당일 8시에 병원에 입원 시 채혈시간 기준으로 채혈하기로 했다.

신장내과 외래도 필요하다고 하는데 당일 예약이 꽉 차서 별도 문자를 준다고 한다.


주차장을 내려와서 마주한 붕붕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집에 가면서 울퉁불퉁한 도로, 과속방지턱의 불편함에도 내가 차에 있다는 것,

그리고 외부 공기를 마주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그 불편함은 해소될 수 있었다.


집에 가기 전 밀도에서 식빵을 샀다. 토스트가 먹고 싶었다.


집에 오면 막 눈물 날 것 같았는데, 그러지는 않았고, 바로 마음의 평온이 찾아왔다.

맨날 앉아서 책 읽고 TV보던 소파, 누우면 바로 잘 것 같은 편해 보이는 우리 침대,

아직 정신 못차린 둘째 딸, 식탁, 눈에 들어온 모든 것들이 너무 반갑다.


씻고, 잠깐 잠을 청 해본다.

1시간 남짓 잤는데 이건 정말 수면의 질이 말도 안되게 차이가 난다.

큰 애가 와서 떠드는 반가운 소리에 깼다.


3주 만에 식구가 둘러 앉아 저녁을 함께 먹는다.

꼬리곰탕 (와이프님 몸도 좋지 않은데 끓이는데 고생했네요)도

소금간 하나 안 해도 맛있고 가족들이랑 둘러 앉아 있으니 일상으로 돌아왔구나 생각이 든다.


물은 병원 입원 시 마셨던 2~3리터 기준으로 마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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