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도시의 삶에서 잠시 숨 고르기
서울 도심 속에서도
이곳-
평창동에 들어서면
삶의 속도가 달라진다.
바쁜 걸음으로 가득한
종로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이 동네에 발을 들이는 순간
산골 마을에 들어온 듯
마음이 툭- 놓인다.
나무들이 빽빽하게 둘러서고
멀리 인왕산과 북악산- 북한산이
겹겹이 감싸 안고 있어
도시의 소음마저 닿지 않는 듯하다.
길을 걷다 보면
크고 화려한 대저택이 눈길을 끌기도 하지만
오히려 내 마음을 머무르게 하는 건
작은 집들의 소박한 아름다움이다.
낮은 담장 너머로 보이는 귀여운 정원-
제멋대로 피어난 듯하지만
집의 개성과 꼭 어울리는 꽃들-
그리고 주인의 손길이 묻은 작은 장식들이
이 동네를 한층 따뜻하게 만든다.
아이들과 함께 걷는 길은
더없이 특별하다.
홍제천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에 귀 기울이며
아이들은 돌을 던져 파문을 만들고
나뭇잎을 주워 작은 보물처럼 간직한다.
그 옆에서 나는
아이들의 웃음을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그렇게 나의 속도도
아이들의 속도에 맞춰 늦춰지고
덩달아 마음도 고요해진다.
평창동에서 나는 알게 된다.
삶의 속도를 늦춘다는 것은
단순히 느리게 걷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에 머물며
함께 있는 사람과 풍경을
온전히 바라보는 일이라는 것을.
수요일의 오후,
이렇게 멈추어 바라본 풍경들이
나를 다시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