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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랭이 Aug 01. 2023

공무원 시험에 떨어져 버렸다

습관을 버리지 못했다

온갖 처절함을 갈아 넣어 3개월 남짓 준비한 시험에서 떨어지고, 이제는 나름 본격적으로 준비했다고 생각되는 시험마저 떨어지고 말았다.


당시 내 계산 대로라면 내년 4월에 시험이 있으니 전년도 6월부터 11월까지는 풀로 일을 하고, 11월부터 3월까지는 대리운전과 공부를 병행하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해 보니 쉽지 않았다. 새벽 2시, 3시까지 일을 하고 아침에 7시 ~ 8시부터 공부를 하는데, 늘 잠이 쏟아져 집중을 할 수 없었다. 주에 두 번은 학원에 나가 체력준비를 위해 2시간 동안 고강도 트레이닝을 했다.


운동을 마치고 밤 10시가 다 되면 공부를 하거나 대리운전을 나가는데, 이때가 정말이지 곤욕이었다.




점점 불안해져 갔다.


일을 그만둔다면 단순 계산으로도 공부 시간이 꽤 나올 것 같았다. 아니, 시간보다도 낮은 피로도 덕에 공부 효율이 더 올라갈 것 같았다.


하지만 무턱대고 일을 그만둘 수 없었다. 시험막바지에 접어들어 독서실비며 체력학원비, 강의비, 책값, 각종 고정용이 신나게 환호하며 통장을 빠져나가는 덕에 노예생활을 벗어날 수 없었다.


짧은 시간 안에 극강의 효율을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기본 바탕 없이 단순 효율 추구 전략은 좁은 문을 열기에 역부족이었다.


거의 대부분의 객관식 시험이 그렇듯이, 기출문제 풀이와 이론서 회독의 반복 전략은 공무원 시험도 통한다. 문제는 어떻게 '보느냐'가 핵심이다. 무조건 기계적으로 돌리는 것은 체력만 낭비하게 된다.


모르는 것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반복이라면 OK이다. 그러나 나는 이 법칙을 따르지 않았다. 정말 어리석지 않은가? 방법을 이미 알고 있지만, 보기 싫은 것을 안 보는 버릇을 고치지 못하는 것이다.


인생 걸린 시험이라며 담배도 끊고 할 때는 언제고 하기 싫고 보기 싫고 어려운 부분이 나오면, 고민 없이 책장을 넘기는 우를 범하다니...


반복되고 쉬운 것만 보면, 채용을 많이 한다는 전제 하에 커트라인은 넘을 수 있다. 출제자도 그렇지 않겠는가? 50%는 최빈출, 30%는 빈출, 20%는 난이도 조절. 이런 식으로 난이도를 조절할 것이다.


하지만 채용인원이 적거나 경쟁률이 심한 시험을 만나면 다 맞춘다는 느낌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야 좁은 문을 겨우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1차 관문을 통과한 인원을 태운 배는 저 멀리 떠나고 있었다...


그리고... 채용인원이 작년과 비교해 1/5로 락해 버렸다...


최악의 상황이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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