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이야기
무엇인가를 이루어지게 하려 너무 애쓰지 말고, 그저 허락하라
- 웨인 다이어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나의 한 달 후 – 막힌 호흡과 그 뒤의 이야기
‘아하’ 하는 알아차림의 감각을 느낀 지 꼭 한 달이 되던 날이었다. 그날따라 요가 수업은 이상하리만치 무겁게 느껴졌다. 매일 꾸준히 수련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 수업만큼은 오랜 시간 동안 매주 꾸준히 참석해 온 터라 잘하진 못해도 익숙해질 만도 한데, 이상하게 모든 아사나가 버겁고 힘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그동안 자연스럽게 이어졌던 호흡이 갑자기 어색해졌다. 한 달 내내 호흡이 단전에서부터 코끝까지 ‘관통’되듯 편안하고 시원했는데, 이날은 오른쪽 가슴 어딘가에서 걸리는 듯한 막힘이 느껴졌다.
처음엔 단순히 ‘잠깐 불편함이 있겠지’했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도 호흡은 여전히 부자연스러웠다. 사흘째에는 ‘요가 수업 때 어딘가 근육이 뭉친 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세를 똑바로 하고, 명상을 해 보고, 스트레칭을 해 봐도 호흡은 여전히 막혀 있었다. 그리고 호흡이 막힌다는 사실 하나가 몸은 물론 마음 전체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답답한 호흡 때문에 짜증이 올라왔고, 사소한 말과 행동에 민감해졌다. 엄마와 김장 날짜를 정하고는 며칠간 같은 질문을 하는 엄마에게 급기야 짜증 섞인 말까지 내뱉고 말았다. 금세 후회가 되어 다시 전화를 걸어 달력에 적어 두시라며 다정한 목소리를 내어보았지만, 통화가 끝난 후에도 마음 한구석의 서늘함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다시 며칠이 지나자 두려움이 밀려왔다.
‘어렴풋하게 엿본 의식의 감각을 잃어버리면 어쩌지?‘
‘이대로 끝나서 영영 돌아오지 못하는 건 아닐까?‘
그러다 강아지와 뒷산을 오르다가 다시 불편한 호흡을 느낀 순간, ‘이 호흡을 다시 되찾으려고 내가 너무 애쓰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마치 마음 깊은 곳에서 작은 문 하나가 ‘철컥’하고 열리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내가 붙잡고 있었던 것은 ‘호흡’이 아니라, ‘그 감각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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