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질 정도로 놀라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을 해봤다. 음... 기억에 없다.
결혼식 당일날도 떨지 않았던 신부였으니 말이다. 기갈나게 합격했던 적도 무언가 도전했다 얻어가는 기쁨은 인생사 반바퀴 살아봤는데 안타깝게도 없다. 한 번쯤은 열심히 도전해 살아보자 열심히 식물에세이를 쓰기로 다짐했다.
그렇게 5개월이 흘렀다. 꽃은 가까이 찍는 게 국룰이라고 활짝 핀 꽃 사진을 열심히 저장한 사진첩을 하나씩 바라보니 그간 시간이 좋았는데 아뿔싸! 제출하는 공지사항에 사진은 정면샷이다. 어쩌지 제출하지 말까 고민하다 후회하지 말고 마지막까지 제출로 마무리 하자 다짐하며 정면을 다시 찍어서 겨우 제출했다.
배가 고프면 무의식적으로 냉장고 문을 열듯이 그로로를 들락날락 거리며 식물들을 구경했다. 가끔 시스템 점검으로 서버가 불안정할 때 뜨는 사과의 팝업창이 이번에도 뜬다. 눈이 좌에서 우로 굴러가면 읽는데 내용은 그것이 아니었다.
얼마 전에 출품했던 내 사진이 최종후보 Top5에 들었다며 투표로 1등을 선정한다는 내용이었다. 정말 뜻밖에 받은 내용이라 한동안 멍했다. 상이야 물론 받고 싶지만 내 눈에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들이라 마지막까지 제출로 마무리하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간 정성스럽게 찍고 식물에세이를 썼던 노력이 나만 몰랐지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구나 기쁘기도 했다. 진심인척 진심을 다했더니 진심이 되었다는 말이 있다. 단 한순간도 꽃을 바라보며 즐겁지 않았던 때가 없었고 행복했다. 항상 같은 자리에서 위로해 주는 식물이 존재한다는 것 사람은 아니지만 웃음을 주는 고유한 나의 정원이 있다. 식물처럼 그 자리에서 묵묵하게 살아냄에 행운도 오나 보다.
쟁쟁한 후보들에 기가 눌려 안될 거 같다 생각도 들지만 지금처럼 그냥 앞으로 나아가라는 응원으로 기쁘게 결과를 기다려 봐야겠다. 살면서 이런 일들이 쌓여 무언가 해 낼 힘이 생겼으면 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고 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