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녹 Jul 09. 2024

노랑 빗방울

2024.07.09



비가 오는 날이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지만 아줌마들은 신이 났다.

아웃렛 세일 코너에 빗방울처럼 아줌마들이 자꾸만 자꾸만 모여 웅덩이를 이뤘다.

엄마 가방과 옷, 핸드폰을 들어주고 있는 나는 얼떨결에 아줌마들의 대답요정이 되었다.

아까 어머니가 입으신 건 사이즈가 몇이에요? 95?

네. 95였어요.

어머 나도 입어봐야지.


어떤 아저씨는 물방울무늬 옷을 입고 나온 아줌마한테

오 미자 씨 너무 예뻐. 진짜 예뻐.

나도 봐봐. 너무 이쁘지?

하며 본인이 입은 외투를 보여준다.

그러곤 노란색 옷은 입어보지도 말란다.

아줌마는 참내 짜증 나네 하면서도 고민을 한다.

그러더니 나를 보고

이거 노란색 어떻게 생각해요? 영 아니야?

아니요. 저는 괜찮을 것 같은데요.


노란 우비에 노란 장화를 신고 물웅덩이 위를 참방참방 건너는 아이들처럼 아줌마들은 까르르 신이 난 것 같아서 나도 괜히 기분이 좋다.







이전 10화 여름, 자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