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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새월 May 26. 2024

커피 한 방울


커피 한 방울이 되고 싶다


누가 감히 마실 수 있겠는가

누가 감히 잠을 물리치려 하겠는가

누가 감히 밤을 거스르려 하겠는가


차라리 나를 엄지로 스윽 밀어버리고

사라진 것처럼 넓게 퍼진 나를 혀로 훑고서

다시 미궁 속으로 들어가는 게 더 낫겠다


그러면 잠을 물리쳐 밤을 거스를 수 있겠지

적어도 나의 잠과 밤은 사라지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커피 한 잔

커피 한 통

커피나무 한 그루가 되어도 좋다


내 잠과 밤은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으니

혼자서 눈물 한 방울이 되는 것보단

여러 눈물을 뽑으며 사라지는 게 낫겠지


영원한 갈색 한 움큼이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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