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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우 Oct 11. 2023

무제 #3

사색, 한 가지 색

 눈물을 잃어버렸다. 어릴 적 자그마한 사고로 울음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비난받은 그는 아직까지 기억에 남을 자그마한 상처를 흉터로 아무런 아픔도 없지만 바라보며 상기시킨다.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흉터인데도, 나 혼자만 핑계 삼아 눈물을 잊어버리려다가 잃어버렸다. 이제 그 누구던지 상처입히더라도, 정말 아끼는 존재가 떠나더라도 눈물은 흘리지 않을 자신은 충분하다. 눈물샘에게는 크나큰 댐이 있으며, 이 댐은 잠에게만 나약하고 존재를 부정한다. 이제는 참을 수 없는 두 가지 존재가 서로를 부정한다. 뒤틀려간다. 몸이 너무 가려운데 긁어내지 못하는 서러움에 울분을 토한다. 토사물은 고립되어 응집되고 썩어나가며 역겨운 냄새를 풍긴다. 첫 만남에서 보여지는 강단이 나중에는 지저분하고 기능이 상실된 방부제로 깨닫고서 자리를 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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