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을 알면 세계가 보인다 7/7
2024/1/18
미국을 여행해 보면 이 나라는 참 복 받은 나라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종이나 총기문제 등 미국만의 문제가 크고 깊기는 하지만 광활한 영토에 아름다운 자연, 넘치는 부, 게다가 패권국이지 않습니까? 소득격차가 크지만 중산층의 생활수준이 다른 선진국 상류층을 능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름답고 큰 집에 몇 대씩의 좋은 차들...
도대체 이 풍요로움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물론 국내총생산이 많고 소득이 높기는 하지만 그 이상의 생활수준을 기능하게 하는 것이 매년 계속되는 천문학적 금액의 무역적자입니다. 가계나 국가나 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것이 바로 적자입니다. 그 적자를 메우는 문제만 생각하지 않는다면 적자는 더 높은 생활수준을 의미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가 미국인의 윤택한 생활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적자를 어떻게 메우느냐 하는 것이지요. 돈을 빌려야 하는데 몇 년 적자가 지속되면 돈 빌리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결국 부도와 파산으로 직행하게 됩니다. 한 나라의 무역적자는 해외차입으로 메워야 하는데 구조적으로 무역적자에 빠진 나라는 해외차입은 점점 어려워지고 국제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결국 외환부족, 외환위기를 맞게 됩니다. 한국도 지난 세기 90년대 몇 년 지속된 무역적자에 외환위기를 맞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미국은 한 해도 빠짐없이 매년 수천억 달러의 무역적자가 계속되는데 외환위기는커녕 국가신용도가 낮아지는 일도 없습니다. 그것은 바로 미국의 무역적자도 달러로, 차입도 달러로 하기 때문입니다. 만의 하나 돈 빌리기 어려워지면 돈을 찍어내면 됩니다.
미국은 무역적자를 메우기 위해 해외차입에 나서는 일도 없습니다. 그 이유는 다른 나라에서 돈 들고 달러에 투자하기 위해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미국으로 엄청난 돈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특히 세상이 불안해지면 더 많은 돈이 미국으로 들어옵니다. 그 엄청난 무역적자에도 달러가 강세를 유지하고 안전자산이 되는 이유입니다. 킹 달러가 괜히 킹이겠습니까?
사실 미국 무역적자는 미국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나라의 문제입니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대미 수출국에게는 일자리고 소득입니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줄어들면 수출국에 불황과 실업이 찾아옵니다. 그러니 어떻게든 미국의 무역적자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미국에 다시 투자하는 이유의 하나는 달러 강세를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달러가 약세가 되면 미국의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킹 달러, 미국인들에게 내린 엄청난 축복입니다. 그림에서 그 축복을 형상화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