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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복과 털양말 Sep 11. 2024

오늘도 혼나고 말았네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려줄까요?


  아들에게,


  난 네가 세상에 등장한 후부터 노력이라고 칭할 만한 행동들을 조금씩 하고 있어. 성공할 때도 있고 실패할 때도 있어. 엄마는 주로 무의식적으로 하는 것들을 고치려고 노력 중이야. 말투나 잔소리 따위의, 대단한 업적은 아니지만 일상을 조금 더 환하게 만들어주는 것들이지.


  얼마 전에 내가 무슨 말을 했더니 네가 풀이 죽어서 말했지.

  "오늘도 혼나고 말았네."

  나는 놀라고 말았어. 전혀 혼낼 의도가 없었거든. 혼난다고 받아들일 줄은 생각도 못했어. 엄마는 고민에 빠졌지. 이걸 어떻게 반응해야 하지? 고민 끝에 네게 물었어. 난 네가 스스로 수시로 혼나는 아이라고 생각하며 자라길 바라지 않거든. 

  "엄마는 혼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네가 혼났다고 받아들여서 안타까웠어. 어떻게 하면 엄마 마음이 잘 전달될까?"

  너는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 대답했어.

  "진지하게 말하지 않으면 돼요. 엄마가 진지하게 말하면 혼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평소에 말하듯이 해주세요."

  네 말을 들으면서 내 어릴 적이 머리에 스쳤어.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었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지. 


  유치원 선생님이 보내는 부모교육통신에는 이번달 테마가 '좋은 성품을 길러주는 대화법'이래.

  1. 안정감과 행복을 느끼는 스킨십

  2. 자녀의 자존감을 세워주는 말.

  3. 성과보다는 성품을 칭찬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

  4. 자녀의 말과 행동에 긍정적인 반응.

 

  아이를 대할 때 꼭 필요한 태도임을 잘 알면서도 실천하기 쉽지는 않더라. 그래도 어쩌겠어? 사랑하는 너를 위해 내가 용을 써봐야지. 엄마는 너와 함께 살면서 노력은 사랑의 다른 이름이란 생각을 갖고 살아. 사랑에는 노력 말고도 다른 여러 가지 이름이 있을 같구나. 


  너와 함께 자라면서 알게 되겠지. 

  이따 만나자, 나의 어린 선생님. 


  사랑해,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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