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위한 관광이 아닌 가족여행
아이가 5살이 되던 4월, 우리 가족은 첫 해외여행으로 싱가포르에 다녀왔다. 많은 나라 중 싱가포르를 선택한 이유는 안전과 청결,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관광지라는 관점에서 가장 적합한 나라였다. 당연하지만 모든 일정은 아이를 위한 관광으로 계획되었다.
우리나라와 1시간 정도 되는 시차 덕분인지, 아침잠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 평소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시간에 일어나 조식을 먹었다. 그리고 누구 하나 보채는 사람 없이 각자 부지런히 준비하고 마리나베이를 산책했다.
싱가포르에 오면 꼭 인증사진을 남겨야 하는 머라이언 상과 샌즈 호텔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어 큰 불편함이나 기다림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아이가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말했다.
“아빠, 엄마랑 같이 서봐 사진 찍어줄게!”
평소라면 아이 걸음으로 두 걸음만 가면 바다인 곳에서 아이에게 카메라를 맡기지 않았겠지만, 낯선 곳의 분위기 때문인지 카메라를 건네주었다.
속으로는 별 기대를 하지 않고 “떨어뜨리지만 말아줘”라는 부탁을 했다. 우리 부부는 아이가 하라는 대로 포즈를 잡았다. 화면을 보며 이리저리 구도를 잡던 아이는 아래와 같은 사진을 찍어주었다.
아이가 찍어준 사진을 보며 우리 부부가 저런 포즈로 찍었던 마지막으로 사진이 언제였지? 라는 생각을 하며 지금 우리는 아이를 위한 관광을 하는게 아니라 가족여행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