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좋은 현실남매는 어디 없을까

by 플랫필로우

나도 두살 터울의 오빠가 있는 남매이고 남편도 세 살 터울의 여동생이 있는 남매다. 형제 자매 남매 간의 가족 궁합 중에 가장 최악의 궁합이 남매 특히 오빠와 여동생이다. 위에 누나이고 밑에 남동생이면 그나마 누나의 모성애로 남동생을 감싸는 모양새가 갖추어질 가능성도 있다. 오죽하면 현실남매 라는 캐릭터와 컨텐츠가 인기가 있을까.


우리집 아가들도 위에 여섯 살 오빠, 밑에 네 살 여동생, 내가 늘 말하는 최악의 조합이다. 이 세상 오빠와 여동생 사이는 친해질 수 없는걸까? 내 주변을 살펴보면 나이 터울이 꽤 차이나는 오빠와 여동생은 그나마 오빠가 삼촌같이 동생을 챙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나와 내 친정오빠도 두 살 터울이고 우리집 아가들도 두 살 터울 남매이다. 아이들에게 훈육하거나 무언가를 설명해줄 때 나는 늘 내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꺼내곤 한다. 그러면 수긍하지 않던 아이들도 "엄마도요? 엄마도 그렇게 했어요? 엄마도 애기일 때 그렇게 했으니 나도 그렇게 할게요" 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결코 내가 내 어린 시절의 좋은 예를 들 수 없는 부분이 바로 남매 관계이다. 우리는 정말 사이가 안좋았고 성인이 된 지금도 그 감정이 남아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딱히 살가운 남매 사이가 아니기 떄문이다.


아이들이 가끔씩 삼촌에 대해 물어보면 나는 꽤 당황하는 표정을 짓는다. 삼촌하고 엄마는 애기 때 사이가 좋았어요? 라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 나는 성격상 지어내는 말을 잘 못하기 때문에 결코 그 질문에는 대답할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집 두 아이가 치고 받고 싸울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난다. 날 닮아서 저렇게 우애가 좋지 않는걸까? 하고 말이다.


의학적으로 내가 설명할 순 없겠지만 관계론적으로 봤을 때 형제 남매 자매 사이의 첫 출발은 부정적인 감정이 아닐까 싶다.


우리 아이들이 서로 처음 마주한 날은 돌이켜보면, 내가 둘째를 낳고 조리원을 가지 않은 채 바로 집으로 와 있는데 첫째가 어린이집에 다녀와서 거실에 와 보니 갓난 아기가 떡 하니 누워 있는데 그게 바로 자기 동생이라는 거다.


첫째도 겨우 23개월, 두돌도 안 된 아기인데 또 다른 아기를 보면 순간 자신의 자리를 위협받는 동물적인 감정이 들지 않을까 싶다.


그 날 처음 마주했을 때부터 4살 6살이 된 지금까지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다. 싸움 중재하는 게 내 하루 육아 중 가장 힘든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친구들을 비난할 수가 없는게, 40이 넘은 나도 40이 넘은 우리 오빠와 일년 내내 안부 전화를 하지 않고, 어쩌다가 문자나 전화가 오면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무슨 일이 생겼나 어디 아픈가 이런 생각부터 들기 때문이다.


이 시대에 살가운 오빠 여동생은 존재할 수 없는걸까? 있다면 묻고 싶다. 어떻게 그런 살가운 사이가 될 수 있었는지. 그 기운과 노하우를 전수 받아서 우리집 아가들을 전래동화책 제목처럼 의좋은 남매로 키워보고 싶다.


누구 어디 없나요 의좋은 남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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