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 신경주역에 내리니 시내로 가는 택시들이 줄지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카카오택시를 부르니 경주시내 대릉원 관광지로 향한다. 정말 오랜만에 방문하는 경주이다.
코로나19 이전에 이종 사촌 조카의 결혼식에 왔던 기억만이 남아 있다. 그날 한화리조트에서 하루를 묵으며 이종사촌동생인 소설가 함정임 교수부부를 만나 함께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은 동아대 한국어문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소설을 쓰고 있다. 남편은 부산대에서 불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일단 대릉원의 천마총을 관람하기 위해 표를 끊었다. 수학여행 때 학생들을 인솔해 다녔었는데 지금은 학생들보다는 외국인관광객들과 일반인들이 가득했다. 십원빵이 유명하다고 해서 3천 원에 한 개를 사서 먹었다. 속에 치즈가 들어있어서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천마총 가는 숲길은 소나무들이 우거져있어서 운치가 있었다. 배롱나무들은 앙상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특이한 자태이다. 경주 벚꽃은 지난주에 이미 다 져서 볼 수 없게 되었다. 바람도 적당히 불어 춥지 않고 햇빛도 따스했다.
천마총에 들어가니 발굴 당시의 무덤과 그 속에서 나온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중앙아시아를 말달리며 살아온 흉노족들이 서쪽으로는 튀르키예까지 가고 동쪽으로는 신라까지 와서 정착한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화려한 금관과 금 세공품들은 이동하며 보관하기 쉬운 유목민족들의 재산이기에 대단히 화려한 모습이었다.
천마총 후문으로 나와서 요즘 젊은이들에게 핫하다는 황리단 길을 걸었다. 골목마다 다양한 가게들이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정말 관광물건들만 팔던 옛날과 달라진 모습들로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어 있었다. 중간에 아로마 발마사지를 하며 피로를 풀어주었다.
황리단길을 나와 내물왕릉 공터를 지나니 유채꽃밭이 펼쳐져 있었다. 유채향기를 맡으며 몇 장의 사진을 담았다. 그리고 교촌한옥마을을 다녔다. 경주 최부잣집도 보고 조용한 한옥에 들어가 쌍화차를 마셨다.
천천히 걸어서 첨성대로 향했다. 옛날에는 작아 보였던 첨성대의 모습이 천년 이상을 서 있다는 것에 감탄과 경외감을 느끼게 하였다. 깊은 밤 첨성대 위에 누워 천문을 연구하던 학자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주변에 심어놓은 튤립과 수선화들의 생생함에 다시 한번 감탄하며 사진에 담았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왕궁 너머 해자를 지나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동궁과 월지의 야경을 보기로 했다. 옛날 안압지에서 즐겼던 왕과 신하들의 야경을 보러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오늘의 여정을 마치고 숙소인 예전펜션으로 돌아왔다. 멋지고 의미 있는 경주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