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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웹소설

■웹소설 1화ㅡ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by 시인 권태주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It's not wrong to be different.


트럼프 대통령과 손흥민의 만남이 남긴 가르침


웹소설 1화 – 침묵하고, 골을 넣는다

장르: 현대 드라마 / 심리 / 정치 스릴러 / 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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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백악관의 긴 복도.

말끔한 대리석 바닥 위로 쏟아지는 아침 햇살은

오늘 이곳이 국가의 심장이라는 사실을 되새기듯 빛나고 있었다.


나는 그 복도의 한가운데,

손에 쥔 태블릿을 떨어뜨릴 뻔한 채 멈춰 서 있었다.


“손흥민…? 대한민국 축구 선수?”


내가 맡은 통역 스케줄의 화면에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이름 하나가 떠 있었다.


그리고 그 일정의 초대자는—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


이건… 뭔가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잘못이 아니었다.


이것은 시작이었다.

세계를 움직이는 한 사람과

세계의 아이들을 움직이는 또 다른 한 사람의

아무도 몰랐던 첫 만남.


그리고 그 자리에서

역사에 남을 한 문장이 태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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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백악관에 초대받은 남자


다음 주 스케줄을 확인하던 순간.

내 시선은 한 이름 앞에서 멈췄다.


> SON HEUNG-MIN - Republic of Korea

“이게… 왜 여기 있지?”


나는 곧바로 상급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팀장님, 일정표에… 손흥민 선수가 있습니다.

이거… 실수죠?”


잠시 침묵.

그리고 한 문장.


> “실수가 아니다. 대통령의 직접 지시다.

그리고 오늘부터 너는 그 일정의 모든 내용을 비밀로 한다.”


비밀?

백악관이 스포츠 선수를 비밀리에 초대한다?


이건 익숙한 패턴이 아니었다.

정치적 목적도 없고, 외교적 의제도 없는데.


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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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에 번지는 작은 소문


며칠 뒤.

나는 우연히 대통령 집무실 앞을 지나고 있었다.


문틈으로 쏟아져 나온 트럼프의 목소리가

복도 전체를 울렸다.


> “Why is my grandson talking about this ‘Sonny’?

Why are all the kids talking about him?”


쏘니, 손흥민.

그 이름이 트럼프의 손자 입에서도 나온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참모가 조심스레 답했다.


> “각하, 손흥민 선수는 인종차별을 받아도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습니다.

대신— 골로 증명합니다.”


트럼프는 잠시 침묵했다가

낮게, 비웃듯 말한다.


> “What’s so great about silence?”


나는 그때 알았다.


이 초대는 호기심 때문이 아니었다.

트럼프는 자신의 영향력이

동양의 한 젊은 선수보다 약해진 순간을

처음으로 실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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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담 당일


백악관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기자도 없고, 카메라도 없었다.


트럼프의 명령은 단 하나였다.


> “오늘은 기록도, 사진도 없다.”


나는 회의실에 먼저 도착해 자리에 앉았다.

떨리는 손으로 펜을 잡은 순간—

문이 열렸다.


손흥민이 들어왔다.


정장 대신

검정 셔츠, 진, 운동화.


경계도, 과장도 없는 차림.

하지만 그의 눈빛은

어떤 정치인보다 강했다.


트럼프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그를 위아래로 훑었다.


그리고 악수를 나눈 순간—

나는 느꼈다.


이건 두 남자의 신경전이었다.


하지만 기싸움은

잠시 뒤 끝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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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첫 질문


트럼프는 곧바로 물었다.


> “왜 미국 아이들이 당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나?”


손흥민은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


> “그건 제가 잘해서가 아닙니다.”


트럼프의 표정이 굳는다.


손흥민은 다시 말했다.


> “아이들은 제 ‘플레이’를 보지 않습니다.”

“제 ‘반응’을 보죠.”


트럼프는 이해하지 못한 듯 몸을 앞으로 당긴다.


> “반응?”


손흥민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경기 중 저는 거친 태클도, 욕설도,

때론 인종차별적인 말도 듣습니다.”


“사람들은 그 순간 제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봅니다.”


트럼프가 낮게 중얼거렸다.


> “그래서?”


그리고 손흥민은

백악관의 공기를 바꿔 놓는 한 문장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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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침묵합니다.


그리고 다음 골을 넣습니다.”**


회의실이 얼어붙었다.

30초의 정적.


트럼프는 입을 열지 못했다.


그에게는

적을 공격하고, 소리치고, 이겨야만 하는 세계였다.


하지만 지금 그의 앞에 앉은 남자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이기고 있었다.


트럼프는 결국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그래서… 아이들이 당신을 존경하는 건가.”


손흥민은 조용히 미소 지었다.

그 표정엔 겸손도 오만도 없었다.


그저… 평온함.


세계를 상대해온 사람이 가진,

고요한 자신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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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날 이후


면담이 끝나자

트럼프는 교육부 장관을 불렀다.


> “아이들에게 감정으로 말하지 말라고 해라.

행동으로 보여주라고.”


며칠 뒤,

미국의 몇몇 학교 교실 칠판에는

같은 문장이 적혔다.


> Actions speak louder than anger.

분노보다 행동이 더 강하다.


아무도 몰랐지만,

그 시작은

백악관의 작은 회의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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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역사인 나는—


그날 회의실 구석에서

조용히 펜을 들고 있었던 나는

지금도 그 문장을 잊을 수 없다.


> “침묵합니다.

그리고 다음 골을 넣습니다.”


그 말은

대통령을 침묵하게 했고,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리고… 나 역시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그것은 이제

내가 들은 말 중 가장 강한 문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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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화 예고


2화 – 손흥민을 쫓는 백악관 참모들

트럼프의 침묵 이후,

백악관 내부에서는 예상치 못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한편 손흥민은 미국의 모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채 새로운 ‘사건’의 중심에 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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