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서 3박 4일 , 그랜빌 아일랜드 구경, 브런치 즐기기
약 8일 전 밴쿠버 공항에 내렸을 때의 그 가을은 다시 돌아오니 떠나 있었다. 캡룹스에서 아침 먹고 출발하여 350km를 달려 도착하니 공식 체크인 시간 기준 2시간 전.
진눈깨비가 밴쿠버 근교부터 흩날리고 있었고, 대도시인 만큼 출퇴근 시간이 아님에도 길이 밀렸다. 그래도 괜찮아. 이제 대도시 밴쿠버잖아.
밴쿠버 시내의 멋진 마천루 빌딩들이 보이고, 이번 캐나다 여행에서 두 번째 위시 리스트 ‘ 그랜빌 아일랜드 방문하기’가 밴쿠버에 도착하고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이다.
다행히도 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그랜빌 아일랜드가 있으니, 우선 짐을 풀고 바로 이동하기로 한다.
커다란 캐리어를 이제 떠나는 날까지 옮기지 않아도 되고, 또 여자들은 캐리어 짐을 정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부터 남은 일정은 걱정 없겠구나, 싶은 마음이다.
사실 나름 스위트라고 밴쿠버 도착하던 날에 묶었던 사진과 전혀 다른 귀신 나오는 숙소를 돌아와서도 머무를 예정이었지만, 그 당시 ‘무료 취소 ’ 덕분에, 첫날 짐을 올리자마자 모두 취소해 버렸다.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밴쿠버 여행하기에 좋은 숙소 즉 레지던스 스타일, 밥도 해 먹고, 엄마가 좋아하는 외국 스타일 주방 체험(?)까지 할 수 있는 느낌의 숙소를 이번엔 제대로 잘 골랐다.
우선 밴쿠버 한복판의 사면이 다 보이는 멋진 레지던스형 호텔이다. 훌륭한 테라스를 물론 이거니와, 족히 실평수 24평 정도는 되어 보이는 두 베드룸 숙소. 엄청 큰 마스터룸과 멋진 주방까지!!
무엇보다 엄마가 정말 맘에 들어하셨다. 건축가인 아빠는 숙소를 여기저기 살피시며, 갑자기 전문가 인스펙션 모드로 변신. 나는 바로 작은방에 짐을 풀었다. 운전을 열심히 한 동생에게 작은방을 번갈아가며 쓰자고 얘기했지만, 넘버쓰리는 쿨하게 자긴 소파베드에서 자겠다고 한다.
가만 보니 유종의 미를 잘 거두기 위한 부모님과의 여행 중 마지막 밴쿠버 숙소는 합격이다.
밴쿠버 그랜빌 아일랜드 구경하기
캐나다 여행 계획하며 사진으로만 봐도 정말 설레던 ‘그랜빌 아일랜드’.
다양한 홈메이드 파스타들이 즐비하고, 보석 같이 영롱한 내가 좋아는 보이즌 베리, 라즈베리 등 한국에서 만나기 힘든 과일들도 많고, 피터래빗들이 잡고 뜯을 법한 귀여운 당근들.
무엇보다 델리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음식들이 정말 기대되었다.
주변에 다양한 소품샵과 캐나다 대표 메이플 나뭇잎이 그려진 기념품들로 가득 찬 기념품샵도 가득한 그랜빌 아일랜드에서의 산책은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그랜빌 아일랜드에서의 간단한 요기거리의 가격은 생각보다 상당했다. 피시 앤 칩스 두 가지에 유명하다던 클램 차우더 수프 하나를 시켰는데, 생각보다 적지 않은 가격에 깜짝 놀랐다.
당시 피시 앤 칩스는 한 세트에 약 2만 8천 원 , 수프를 1만 5천 원 정도 했던 것 같다.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안 먹으면 아쉬운 것 아닌가?! 맥주완 함께 곁들일 음식들과 베리 한 상자 그리고 바질 마리네이드 된 모쩨렐라 한 통을 집어 들고, 꼭 사진을 찍어야 할 것 같은 그랜빌 아일랜드의 선착장에 앉아 멋진 도시 풍경을 감상하며 수다의 꽃을 피웠다.
우리 모두 힘들었던 건지, 내일은 아침 일찍부터 움직이지 않아도 돼!라는 편안함 때문에
밴쿠버로 복귀한 날은 그랜빌 아일랜드와 여김 없이 우리의 식량 곳간을 채울 마트 구경을 갔다. 밴쿠버에서 첫 마트 놀이는 한양마트 즉 한인 대표 마트는 ‘H 마트’였다.
부모님과 밴쿠버 여행하며, 레지던스 숙소에 산다면 꼭 들러야 할 곳이다.
사실 내가 생각한 한인 마트를 2002부터 2004년까지 뉴질랜드에서 조기유학하며 들렀던 한인마트들의 기억이 전부인데, 이곳은 마트 안에 무려 ‘에스컬레이터’가 있고, 감자탕, 김밥 그리고 다양한 밀키트 들과, 즉석조리 식품들은 팔고 있어, 꼭 들러보길 바란다.
떠나던 날에 이곳을 들러, 김치며 이것저것 사 갔더라면 엄마가 조금 더 식사하시는 게 덜 힘드시지 않았을까 라는 마음이 들어 미안했다. 이후 이 마트에서 우리는 아빠, 동생이 골프 간 날 두세 번 정도 푸드코트에서 맛있게 점심을 해결했다.
밴쿠버에서 우리의 각자 타임
우리의 3박 4일은 가족 각자 하고 싶은 일들을 해 보기로 했다.
나는 브런치 카페와 혼자 벤쿠버 걸으며 벤쿠버 시내 만끽하기.
아빠와 남동생은 아직 골프장이 운영중인 벤쿠버에서 라운딩 나가기.
엄마는 맘에 드는 숙소에서 도시를 바라보며 쉬다가 시내 구경하기.
남은 일정의 반나절은 각자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게다가 거의 열흘 만에 단체 생활에서 벗어나 호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밴쿠버에서의 아침 기상을 우선 매우 여유롭다. 잠이 적으신 엄마,아빠도 일찍 일어나셔도 지루하지 않게 시내에서 시간을 보내실 수 있었다.
나는 구글맵의 숙소 근처 브런치 카페 키워드로 검색하며, 리뷰와 사진들을 휘리릭 살펴본다. 밴쿠버에서 즐길 수 있는 브런치는 이게 거의 처음이자 마지막이기에 별 것도 아닌 일에 괜히 신중해 졌다.
고민 중 딱 생각난 한 사람! 지구는 하나. 인스타그램의 밴쿠버 맛집을 올리는 인스타 친구가 생각났
다! 우린 지금 같은 지역에 있으니 시차 걱정도 없겠다, 나름 내적 친밀한 인친에게 밴쿠버 나의 숙소 근처 브런치 집을 추천 받았다.
역시 센스 만점의 인스타 친구님의 추천 받은 곳의 라떼와 에그 베네딕트를 훌륭했다!
요즘 인연이라는게 이렇게 재미있다. 밴쿠버의 맛집을 알려준 인친님이 올 해 프랑스 파리 숙소 검색중 DM을 보내왔다. 3월에 파리 다녀온 것 같은데, 아직 배드버그 이슈 괜찮았는지 물어보았고, 이에 대한 제대로 된 피드백을 줄 수 있던 상황에 나는 매우 뿌듯했다.
아주 아주 끝가을 (가을끝보다 운치 있는 표현이다.) 그리고 겨울이 막 시작 된 밴쿠버의 시내 풍경을 보며 즐기는 브런치란, 게다가 working days라 저들은 출근하고, 나는 놀고 있다는 그 우리만 아는 희열이 커피맛을 더 맛있게 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