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서의 일정 그리고 에필로그
여유롭게 보낸 우리의 밴쿠버 일정 둘째, 셋째 날은 노스 밴쿠버 그리고 시티 센터의 멋진 레스토랑, 개스타운 등을 방문하였다. 숙소와 밴쿠버 메인 스트리트와 약 1km 정도 떨어져 있어, 밴쿠버 타워, 개스타운, 노스트롬 및 여러 쇼핑몰들을 차 또는 걸어서 구경 다닐 수 있었다.
밴쿠버의 일정 중 하루는 노스 밴쿠버의 캐필라노 지역 산책과 론스데일 하버에서 햇살을 받으면 점심 먹고, 페리 타고 밴쿠버 스카이 라인을 감상하는 것이었다.
노스 밴쿠버는 캐필라노 브리지로 유명하고, 한인들 사이에서도 살기 좋은 지역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두 계절이 걸쳐있는 밴쿠버는 매일 멋진 자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스탠리 공원을 스쳐 지나가며 가을 단풍나무를 보았다면 노스 밴쿠버 초입에서는 커다란 풍경화처럼 산 등성이에만 하얗게 눈이 내린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는 4인 백만 원에 달하는 캐필라노 브리지 입장을 대신해, 차를 타고 조금 더 올라가 캐필라노 호와 리저브 공원을 산책하기로 했다. 눈이 내린 덕분에 캐필라노 트래킹 코스는 정말 신비한 모습을 담고 있었고, 가족끼리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걷기 좋은 코스이다. 엄마도 힘들어하시지 않고, 이곳의 상쾌한 공기와 그 숲 내를 우리 모두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캐필라노에서 약 1시간 트레킹 하고, 로컬처럼 공원에 앉아 호수와 산의 풍경을 감상하고, 노스 밴쿠버의 핫 플레이스 론스데일 하버로 이동했다.
노스 밴쿠버는 참으로 한적하다. 분명 우리가 지난 2주 정도 기간 동안 다닌 곳들 대비 인구 밀도가 상당이 높은 곳인데도, 정말 한적하고 평화롭다.
론스데일 하버에 도착하니 정말 멋진 밴쿠버 시티뷰가 펼쳐진다.
게다가 날씨까지 도와주니, 맑은 하늘 아래 여행자들의 마음은 그냥 날아갈 것 같다.
사진 찍는 걸 좋아하시지 않은 엄마도 요리조리 몸을 돌리시며 사진 찍어 보라고 하시고, 멋쟁이 우리 아빠는 알아서 셀카도 찍으신다.
정말 내가 봐도 참 멋진 우리 아빠, 내가 아빠가 한창 사업하고, 아픈 아내 병원 다니며 삼 남매까지 챙기셨던 대단한 아빠. 누구보다 체력 관리가 성공의 우선이라 생각하시고, 여전히 체력 관리 하시는 분이시다.
아주 옛날 SBS의 자이언트 드라마의 이범수 캐릭터를 보면, 정말 불도저 같이 추진하며 사업하시던 아빠가 생각난다. 그런 아빠는 참 재미있는 분이셔서, 엄마 포함 우리에게 항상 재미있는 농담과 장난을 거시곤 한다. 그런 아빠가 이렇게 함박미소 지으시며 행복해하시는 걸 보니 정말 가족이 이런 게 아닐까 싶다.
론스데일에서도 이것저것 먹고 싶은 것 사와 하버의 노천 테이블에서 먹기로 했다.
차리고 보니 꽤나 그럴싸하다.
아빠와 나 그리고 남동생을 멕시칸 음식을 진짜 좋아한다. 밴쿠버에서 먹지 못해 아쉬웠는데, 콰가몰리와 훌륭한 타코는 정말 맛있었다.
스타운 나들이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하기 밴쿠버의 식당
남은 일정 중 우리는 레스토랑을 몇 곳 방문하고, 해가 질 녘 즈음 더욱 예쁜 밴쿠버 시내를 걸어 움직였다.
다녀 본 레스토랑 중 추천하고 싶은 두 곳을 적어보려 한다.
첫 번째는 Joe Fortes seafood & chip house이다.
안타깝게도 원본 사진이 없어, 인스타그램의 캡처 사진으로 대처한다. 이곳은 정말 로컬들이 많이 찾는 해산물과 오이스터 바 (굴)로 유명한 식당이다. 사진 분위기에서 느껴지듯, 돌아 내려오는 클래식한 계단과 중앙에서 손님들과 소통하며 서빙하는 오이스터 바 그리고 식당 전체 울려 퍼지는 라이브 피아노 음악과 주방 소리, 그릇들이 부딪히는 소리 게다가 사람들의 말소리가 함께 어우러진 레스토랑의 분위기에 우리는 압도되었다.
예약하지 못해, 워크인으로 가서 좋은 좌석을 받지 못했지만, 우리 가족 모두 정말 맛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크리스마스가 벌써 온 개스타운
개스타운은 밴쿠버 하면 꼭 가 봐야 하는 증기 시계가 있는 곳이다. 개스타운 입구에 들어서니 빨간 벽돌 건물들과 노랑 전구들이 이미 거리에 가득 켜져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확실히 겨울의 캐나다도 정말 매력 있다. 다만 조금 일정을 미룬다면, 캐나다 밴쿠버에서 크리스마스 마켓도 구경할 수 있다.
그래도 겨울 거리와 가로수의 노란 전구들이 이미 우리의 마음을 연말로 데려다 놓았고,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주는 왠지 모를 따뜻함에 우리의 개스타운 방문도 즐거웠다.
정말 마지막 밤엔 밴쿠버 타워와 Cacus cafe & restaurant를 갔다.
두 곳 모두 밴쿠버 다운타운에 위치하여 저녁이 다가오는 4시 30분경 숙소를 출발하여, 밴쿠버 타워에 올라가 해 질 녘 노을을 머금은 밴쿠버와 멋진 야경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밴쿠버 다운타운에 위치해 있고, 이곳 또한 캐주얼한 레스토랑으로 굉장히 생동감 넘치는 연주와 정말 로컬스러움이 가득한 레스토랑이다. 우리의 마지막 멋진 식사로 손색없는 곳이었고, 가족 모두 이번 여행에 대한 소감과 즐겁거나 황당했던 여행에서의 추억들을 이야기하며 웃기도 하고, 앞으로 미래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도 했던 시간이었다.
에필로그
2년이 지난 여행의 기록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니 정말 즐겁다. 사진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그때 곳의 기억들을 되짚어내는 일이 이렇게 소중한 일이라니.
무엇보다 결혼 후 부모님을 모시고 떠난 장거리 여행 그리고 캐나다는 지난 약 40여 년 간 우리 가족이 차마 알지 못했던 서로의 루틴이나 습관들에 힘들기도 하였지만, 내 가족에게 그런 면이 있었구나라고 이해할 수 있는 아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런 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인정하는 가족이란 존재에 대해 깨닫게 된 것 같다.
이제 더 이상 이거 해라, 저거 해라 라는 말로 통하지 않은 삼십 대 아들, 딸과 여행하며 느낀 부모님의 고충도 있고, 더 좋고 편리한 방법을 제시해도 예전 방법을 고집하는 부모님들에 대한 자식 된 입장으로서의 답답하기도 한 마음이 있었겠지만, 돌아온 일상에서도 또 함께 간 여행에서도 더 큰 갈등으로 다가온 적도 있다. 그러나 모든 가족 드라마에서도 갈등과 해소를 반복하며 스토리가 진행되듯 우리의 ‘가족여행’ 도 그렇게 회를 거듭할수록 떤 에피소드가 펼쳐질지 기대되는 마음이라면, 우리는 또다시 여행을 계획하고 가방을 쌀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