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의 런던,파리 여행 숙소 고르기
작년 부모님과 런던, 파리 여행 후 짧게 여행을 기록해 놓은 블로그 포스트가 있다. 그 덕분에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었고, 꾸준히 나의 블로그 조회수를 올려주는 일당백 효자 글이기도 하다.
게다가 더 재미있는건, 늦게 준비해 버린 탓에 한국인 여행객에게 그닥 인기 없는 지역의 숙소에 대한 문의가 굉장히 많았다. 99.9%의 숙소 관련 문의글을 살펴보면,
50대-60대인 부모님과 여행 가려 하는데 런던과 파리에 머무르신 숙소는 괜찮았는지,
치안은 안전한지, 마트를 가까운지 그리고 한국 식당 주변 존재 유무에 대한 자녀들의 소소한 고민들이다.
내가 부모님과 떠나며 혼자 겪었던 고민들을 함께 나누며 보람을 느끼는 ENFJ 성향의 나로써는 지난 런던, 파리 여행이 관종끼를 발산하는데 또 한 몫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부모님과의 런던 여행을 계획하며, 고려했던 부분들과 돌아오고 나서 느낀점들이다.
60대 부모님과의 여행 숙소.
부모님과 여행계획을 세울 때, 롤모델은(?) ‘꽃보다 여행’ 프로그램이다. 호텔 숙소보단 레지던스 위주로 찾아, 저열량, 저 탄수식의 생활을 지향하는 부모님께 한 끼라도 직접 드시고 싶던 집에서의 식습관(?)을 유지하며 여행의 고단함을 풀어 드리고 싶었다. 그러나 200년이 넘은 건물들을 문화재로 지정하여 도시 전체를 유지하는 런던 아주 한복판 (피카딜리 서커스 등)에서 괜찮은 숙소를 찾는건 하늘의 별따기였다. 물론 하룻밤에 400만원 짜리 취사까지 가능한 스위트룸을 가능했지만, 우리 비행기 티켓이 400만원도 되지 않았던 예산을 생각하면, 살짝 떨어진 즉, 시내에서 택시로 20분 이내의 거리로 제한을 두었다.
부모님의 하루 일과 사이클은 생각보다 일찍 끝난다.
평소에도 저녁 모임을 즐기는 아빠의 경우는 예외지만, 우리 엄마는 신데렐라이다.
이제 아빠 빼곤 챙길 사람도 없는데도,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무조건 집에 들어 가셔야 한다. 따라서 굳이 한번 숙소에 들어가면 다시 나올일이 없고, 템스강과 빅벤, 런던아이 야경을 보러 한번 정도 저녁에 시내를 나올 생각이라, 이 정도의 거리는 나쁘지 않았다.
확실히 살짝 3KM 정도만 도심에서 벗어나도 (즉, 걷기에는 애매모호한 거리) , 숙소의 질을 현격히 올라갔다. 그렇게 우리는 사우스 켄징턴의 레지던스에 숙소를 잡았고, 바로 옆 테스코에서 신선식품(?)을 조달하며, 해 먹고, 사 먹고 두분의 니즈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었다.
두 번째 프랑스 파리의 숙소는 아주 내 스타일.
사실 숙소 자체가 오래된 아파트였다. 그래도 뭐랄까 나에겐 그 프랑스 파리의 아파트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 속의 세트장 같은 느낌이었는데, 엄마에겐 유럽의 숙소 만족도는 동남아 또는 일본의 깔끔하고 럭셔리한 리조트 수준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
파리의 숙소는 리옹역에서 살짝 떨어 진 1호선의 역, 샹젤리제 거리에서 지하철로 20분 정도의 거리 였다. 리옹역은 치안 문제로 조금 아쉽다면, 뢰흐 디드호역의 시타딘 아파트먼트를 강력 추천한다. 무엇보다 한국 식당이 시내와 조금 떨어져 있어 걱정했는데,
이럴수가!! 행운의 여신이자 한국 음식 애찬론자의 엄마의 간절함이 닿았던 것일까,
아직 구글맵에 등록 채 되지 않은 아주 fine한 한국 식당이 숙소에서 3분 정도 걸으면 갈 수 있는 곳에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해외의 여럿 한식당들의 주방장을 정통 한국인을 고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이걸 웬걸. 주인장은 한국어를 아예 못하는 중국인들이지만, 주방장을 한국인이라 정말 한국의 맛이 나는 반찬을 맛 볼 수 있었다. 높은 층에 배정 받아 저 멀리 에펠탑의 라이트가 우리집까지 닿아 테라스에서 앉아만 있어도 행복했던 우리 프랑스 파리집은 강력 추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