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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수현 Sep 05. 2024

불편한 편의점 2

불편한 편의점 2


사실, 불편한 편의점 2에 대해서는 따로 리뷰할 생각이 있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난번 불편한 편의점 리뷰와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일상의 일이 이 리뷰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발단은 간단했다. 불편한 편의점을 감동있게 본 지인이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본 불편한 편의점 2에서는 전작만큼의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는 소회를 했다.


요지를 정리해보자면, 전작에서 독고 중심으로 돌아가던 이야기가 너무 각자의 이야기로 

흩어져서 통일성이 없어졌고, 전체적으로 전작의 인물들의 후일담을 다룬 보너스 특집 같다는 것이었다.


음, 솔직히 대놓고 반박하기는 어려웠다. 나 역시도 조금은 그런 느낌을 받았으니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작품을 나름 재밌게 읽었던 것을 생각하며

왜 그런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사실, 속편을 내는 것에 조금 무리수가 있다는 생각은 동의한다. 

왜냐하면 이 작품이 워낙에 전작에서 기승전결에 완벽한 귀결을 마친 완성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역시도 개인적으로 속편 소식에 조금 우려는 했었다.


하지만, 읽어보면서 그게 조금 오만한 우려가 아니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서사라는 것이 꼭 완성된 이야기로서만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하나의 이야기가 완벽해지기를 바란다. 

그래서, 거기에 덧칠을 하거나 사족을 붙이는 것은 불필요한 낭비로 치는 경향이 자주 보인다.


하지만, 왜 꼭 그래야만 할까? 

이야기는 굳이 완벽해야 할까? 사람이 사는 이야기가 원래 완벽하지 않은데?


누구나 알다시피 문학과 현실은 비슷해 보이면서도 서로 다르다. 

마지막 페이지에서 이야기가 종결되는 문학과는 달리 현실과 인생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 이어진다.

그래서, 완벽한 일필휘지를 망치는 군더더기가 잔뜩 발생할 수도 있고,

비극을 희극으로 만들고, 희극을 비극으로 만드는 아이러니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이다.


그래서, 그런 인생을 노래하는 힐링 스토리에서, 굳이 완벽한 서사를 요구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삶의 굴곡이 있고, 치유가 있고, 행복이 있다면, 군더더기도 있다.

그게, 좀 보기 싫거나 과하다고 생각해도, 그 또한 이야기이고 서사이다. 


누구나 주변 사람들의 가쉽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에 업데이트를 기다리면서도

굳이 문학에서는 그걸 엄격하게 보고, 완성된 결말을 요하는 걸까?

뭐, 내가 아마추어여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좋았다.


뜬금없이 튀어나온 새로운 주연 금보의 너스레도 좋았고, 여사님이 골치덩이 아들과 여행하며 겪는

좌충우돌의 이야기도 좋았다. 극장에서 여사님과 그가 만나는 장면도 좋았고,

시현이가 마침내 행복해져서 웃으면서 과거를 돌아보는 장면도 가슴이 뭉클했다.


그런 이야기들은 확실히 전작의 사족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마음 속으로 기대했던 것이기도 하다.

그들이 행복해지기를, 그래서 마침내 웃고 있기를. 

그것을 보고나서야 어쩌면 우리는 진정으로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이 이 작품이 가지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아무튼, 원작에 속편에 연극에 웹툰까지 보면서 여전히 그 서사의 여운을 아직도 덮지 못하는

나에게 있어서 이건 참 행복한 선물이라는 의견을 말하며 리뷰를 마친다.





#불편한편의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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