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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eezeDay Mar 19. 2023

드라마 '케빈은 열두살' 리뷰 및 감상문

12살 시절 그녀를 추억하며

케빈은 열두살 (On the spot) 


나의 유년 시절 방영되었던 외화 드라마이다. 처음 영상을 접했을 때는 영화인 줄 알았고, 감상문을 쓰는 지금에야 드라마 인지 알게 되었다. 하지만 한 편의 드라마를 보더라도 마치 영화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 쉽게 말 해 앞 뒤 내용을 다 떼놓더라도 무슨 내용인지 알 것 같은 그런 작품이었다. 드라마는 어른이 된 주인공이 지난 어린 시절의 기억을 더듬으며 하나의 내용이 시작된다. 


내가 본 것은 'On the spot' 라는 제목으로 시작 되었다. 주인공인 케빈과 그의 친구들인 위니와 폴이 나오는데, 케빈을 제외하고는 모두 연극 무대에 서고 싶어한다. 결국 위니는 여주인공 역을 맡게 되고, 폴은 역활을 맡지 못하게 되었지만, 7교시 수업을 빼기 위해서 연극을 하겠다고 나선 케빈과 함께 가장 할일이 없어 보이는 무대 조명을 함께 하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연극 연습, 위니는 여주인공 역을 맡아서 연기를 하지만, 자꾸 대사를 잊어버리고 만다. 케빈은 위니에게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 두라고 하지만 위니는 자신도 그만두고 싶지만 그만 둘수가 없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2개월 전 멕시코로 가버린 아버지가 오직 자신의 연극을 보기위해서 이곳으로 오기 때문이다. 위니는 대사를 잊어버린게 아니라 아버지 앞에서 극 중 아버지에게 하는 대사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위니를 케빈은 진심으로 도와주고 싶어한다. 


그리고 공연 당일, 함께 조명일을 하던 폴은 연극 역사상 최초로 무대 뒤 공포증이라는 병에 걸려 조명을 못하게 된다. 그동안 폴에게 모든 것을 다 맡겼던 케빈이 조명을 다루는 법을 몰라서 허둥지둥 대고 있을때 케빈의 눈에 위니가 들어온다. 위니는 아버지와 대화를 하는 장면에서 잠시 머뭇거리게 되고 케빈은 위니를 위해 조명을 밝게 비춰준다. 마치 조명으로 위니를 감싸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결국 위니는 그 대사를 무사히 마치게 되고, 이런 위니를 보고 있던 케빈의 볼에는 뜨거운 눈물 한방울이 흘러 내린다. 그리고 케빈은 연극을 통해 알 수 없는 무엇인가를 배웠다고 말한다. 과연 케빈이 연극을 통해 배웠던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 드라마를 보았을 때 내가 사춘기 시절 즐겨 보았던 '사춘기'라는 드라마와 '영심이'라는 만화영화가 생각난다. 그리고 '반올림'이라는 드라마까지. 이러한 드라마들에 대해서 가만히 생각해 본다. 아이들이 점점 성장해 나가는 느낌, 가족들간의 이해관계, 또래 친구들간의 우정, 그리고 아직 무엇인지 모르는 사랑이라는 감정. 모두가 어릴적 겪어 봤음직한 일들, 이 순수한 고민들을 어른이 된 우리는 너무 쉽게 잊어버리고 살아가는건 아닐까?


영화에서 케빈은 빛을 통해 위니와 교감한다. 그 빛을 통해 케빈은 가족의 소중함을 느꼈을 수도 있고 위니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느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그러한 교감이 지극히 순수한 감정이었고, 케빈의 눈물은 그 순수한 감정의 결정체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눈물이 나의 열두살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나도 케빈처럼 좋아했던 여자친구가 있었고, 모든 신경을 그 친구에게 곤두세웠었다. 몇 번이나 그 친구집에 전화했다 끊었다를 반복했고, 그 친구 집을 지나갈때는 항상 창문을 쳐다 보았다. 그 친구가 내 손목을 주물러 주었을때 심장이 멎어버리는 줄 알았고, 점심시간만 되면 그 친구를 위해 고무줄을 잡아주곤 했다. 그렇게 시작 된 감정이 6년을 갔다. 순수했던 시절의 기억. 하지만 그 순수했던 감정을 지금은 느낄 수가 없다. 나도 이 모든 것을 쉽게 잊어버린 어른이 되어버린 것일까? 그 때의 그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지만 두 번다시 느낄수가 없다는 것도 안타깝다.


아마도 '케빈은 열두살'은 그런 어른들의 마음을 자극했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끌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영상을 보며 잠시나마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되새길수 있어서 아름다우면서도 그 때로 돌아갈 수 없는 지금의 현실에 답답하기도 했던 참 아이러니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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