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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주의(ageism)를 넘어서

데이케어센터 조성을 둘러싼 갈등

by 호호아줌마 Mar 03. 2025
https://biz.chosun.com/real_estate/real_estate_general/2024/08/20/RH3P52BZ35DIBDGJAOEA3TVHSE/


오늘 TV에 기사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여의도 시범 아파트 재건축 계획 중 데이케어센터 설립 반대’ 소식이었다.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에 서울시가 데이케어센터 조성을 조건으로 제안했는데 소유주의 반대에 부딪혔다는 내용이었다. 데이케어센터를 ‘기피시설’ 또는 ‘혐오시설’이라 하며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주민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한다. 이해가 전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 소식을 접하며, 나이 들어가는 한 사람으로서, 아니 우리 모두가 결국 나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몇 년 뒤로 예상되어 왔던 우리나라의 초고령사회 진입은 2024년 이미 이루어졌다. 우리나라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선 것으로 전체 인구의 5분의 1이 노인층이라는 사실이다. 오래 사는 것은 개인적으로 축하하고 행복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마냥 그럴 수만은 없는 것은 저출산과 인구 절벽 등과 같은 사회가 처한 인구의 구조적 위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노인이 되어간다는 사실만으로 그들이 ‘기피’와 ‘회피’의 대상이 되어간다는 사실이 슬프게 느껴진다. 노인 인구는 빠른 속도로 늘어가고 있는데 그들을 포용하려는 의식의 속도는 인구 증가 속도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1년 연령주의에 관한 국제보고서를 통해 연령에 따른 고정관념, 편견, 차별을 정의하고 그로 인한 사회적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 WHO는 연령주의를 ‘나이를 이유로 자기 자신 또는 타인에 대해 가지는 고정관념, 편견과 차별’로 정의한다. 이는 노인 뿐 아니라 모든  연령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포함하며 젊은 세대를 향해 ‘네가 뭘 안다고’하는 말 역시 연령주의의 일환이다. 그러나 특히 노인에 대한 연령주의는 나이듦을 과도하게 일반화하여 노인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Global Report on Ageism, WHO(2021)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노인에 대한 연령주의와 그로 인한 부정적 시선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소유주들의 권리를 존중하면서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노인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편견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노인 스스로도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우리 모두가 연령주의를 극복하고 모든 세대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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