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같은 곳을 바라보는 거라고
그래서 평생 다른 곳을 바라보며
살아온 우리가 사랑이 아니었다 치자
무수히 많았던 선택의 기로
그 암흙 같던 터널 속을 유유히
헤엄쳐 여기까지 온건
지향점이 달랐던 그 방향이
오히려 빛을 발휘한 거라고
사랑이 아니었던들 무슨 대수랴
애초에 우리는
한 번도 같은 곳을 바라본 적 없이
어쩌면 그래야 하는 줄도 모른 체
아니, 알았다 쳐도 겨를 없이
때때로 해지는 강가에서 홀로 쓸쓸해하면서
각자에게 주어진 날들을
온힘을 다해 살아냈을 뿐
따지고 보면 그것만큼
순수하고 원초적인 일도 없지
너와 나의 유구한 역사를 거슬러
무디고 건조했던 우리의 삶속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존재들이 들어오고 부터
새삼 잊고 살았던 사랑이란 말의 실체가
입밖으로 튀어오른다
참 신기한 일이다
그말이 이토록 쉬운 말이었던가
쑥스러워 잠시 고개돌려 거기
나를 닮은 사람 하나
나 당신이면 되
이만하면 됬다
서로 기대어 의지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