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우여곡절 1학년의 첫 학기의 첫 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되었다.
1학기땐 일본어를 익히느라, 학교에 적응하느라 돈이 없어도 부모님께 받는 생활비 3만 엔으로 생활했지만, 앞으로 학교 과제에 사용될 돈이 만만치 않겠다고 느끼게 되면서 아르바이트를 빨리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본어로 된 사이트는 보기가 매우 어렵고 일본어 자체를 읽는 것에 아직 거부감이 있었지만, 무작정 타운워크(한국의 알바몬 같은 사이트)에 들어가 집 주변에 알바공고가 올라온곳 위주로 알아봤다. 일본경험이 적은 외국인으로서 할 수 있는 알바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대개 음식점 혹은 편의점 알바부터 시작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빵집에서 일하면 빵도 많이 먹을 수 있고 참 좋겠다고 생각해, 무작정 이미지만 보고 알바를 지원해 면접을 보러 갔다.
이곳은 빵집이 아닌 규동(소고기 덮밥집)이었던 것이다. 정말 일본에 대해 무지했었던 그때의 나는, 사진의 빵모자만 보고 빵집이라고 생각한 1차원적인 생각이 규동집까지 끌고 왔던 것이었다.
규동은 사실 마츠야에서 밖에 먹어본 적이 없었는데, 일본의 규동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가 마츠야, 스키야, 그리고 내가 갔던 요시노야였던 것이다.
일본의 알바, 게다가 음식점 면접은 꽤나 제한이 많았다. 염색된 머리는 안 됐으며, 네일도 되어있으면 안 됐다. (요즘엔 바뀌었으려나, 위 공고 사진은 네일도, 헤어도 튜닝이 되어있네). 1학기때 셀프로 분홍색 투톤으로 했던 머리를 차분하게 덮으려고 까만 헤어스프레이를 사고, 젤네일도 셀프로 아세톤으로 뜯어가면서 지웠다.
알바 면접 때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아, 이곳은 빵집이 아니구나 를 생각하면서 면접에 임했다. 질문은 기본적인 일본어 능력을 보는 것 같았다. 일반적인 대화를 했고, 간단한 일본어 시험도 봤다. 아직 기억에 남는 건 이랏샤이마세! 를 크게 외칠 수 있는지 물어봐서 큰 소리로 "이랏샤이마세!" 도 외쳤다. 또, 요시노야를 어떻게 아셨어요?라는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신주쿠에서 먹어본 적이 있어요!라고 대답했던 것도 아주 큰 포인트가 된 것 같았다. 사실 처음 알았기 때문에 먹어본 적은 없었지만, 어느 정도 큰 프랜차이즈면 신주쿠에는 당연히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생각했던 것만큼 큰 프랜차이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그렇게 순조롭게(?) 면접을 마쳤고, 바로 그렇게 알바에 채용되며 나의 일본에서의 첫 돈 벌기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