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이익 추구는 결국 사회적 필요를 충족시킨다.
윤서진은 광고업계에서 누구보다도 빠르게 자신의 자리를 잡았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여러 직장을 전전한 끝에 지금의 회사에 입사한 지도 7년이 지났다. 그녀는 항상 사람을 만나고, 인맥을 쌓고, 자신이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을 즐겼다. 하지만 서진은 자신의 이런 성향을 숨기지 않았다. "난 돈 좋아해. 왜냐면 돈이 사람을 자유롭게 하니까."라고 말하는 그녀의 솔직함은 때로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지만, 한편으로는 사람들에게 묘한 신뢰감을 주기도 했다.
사람들은 그녀를 속물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녀는 사람들의 배경과 재력을 가장 먼저 본다. 가끔은 누군가가 초라한 차림으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조차 불쾌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자신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고, 그걸 감추려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런 판단이 그녀가 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이유라고 여겼다. "세상은 결국 자원이 있는 사람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잖아. 난 그걸 활용할 뿐이야."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냉정하기만 한 사람은 아니었다. 서진은 인간관계를 단순히 이익만으로 유지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관계 속에서 진짜 가치를 발견하고, 자신의 욕망과 타인의 필요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법을 알고 있었다. 누군가 그녀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그녀는 계산 없이 그들에게 손을 내밀기도 했다. “속물적인 건 내가 스스로 선택한 방식일 뿐, 나쁜 사람이고 싶은 건 아니야.” 그녀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큰 광고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 클라이언트는 그녀가 대학 시절 함께 공부했던 동기였다. 하지만 그 동기는 과거에 그녀를 무시했던 기억이 있었다. 서진이 돈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고 "너는 결국 세속적인 것밖에 모르잖아."라고 말했던 그 사람. 서진은 그때의 상처가 아직도 생생했다. 하지만 그녀는 과거를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내가 이 사람을 무시하는 건, 결국 내가 그때의 나를 부끄러워하는 거 아닐까?"
It is not from the benevolence of the butcher, the brewer, or the baker that we expect our dinner, but from their regard to their own interest.
- Adam Smith -
우리가 저녁 식사를 기대하는 것은 정육점 주인, 양조업자, 제빵사의 선의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이익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다.
서진은 클라이언트를 다시 보기로 했다. 그의 사업은 빠르게 성장했고, 지금은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 그녀는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그를 재평가하며 과거의 감정을 내려놓았다. “돈과 배경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건 내가 제일 잘 알잖아.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그 사람이 가진 가능성이야.” 그녀는 그와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그 과정에서 진정한 파트너십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서진의 속물적인 면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것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었다. 사람들은 여전히 그녀를 속물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씩 웃으며 말했다. "속물이어도 사람답게 살 수 있어. 나는 내 방식대로 착한 사람이야." 그녀는 자신의 욕망을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 욕망 덕분에 스스로와 타인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그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애덤 스미스(Adam Smith, 1723–1790)는 스코틀랜드의 경제학자이자 철학자로, 근대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립니다. 그의 대표작 국부론 (The Wealth of Nations)은 경제 시스템을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책으로, 경제적 자유와 시장의 자율성을 강조하며 세계 경제에 혁명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는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이라는 개념으로, 개인의 이익 추구가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의 번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스미스는 경제적 효율성을 중시했지만, 동시에 도덕 철학자이기도 했습니다. 그의 또 다른 저서 도덕감정론 (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에서는 인간의 공감과 도덕성이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며 경제 활동에 있어서 윤리적 관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그는 자본주의의 기초를 마련하는 한편, 경제적 행동과 도덕적 가치의 조화를 탐구한 사상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