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어>를 처음 들으면 그냥 단순하게 반복되는 노래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 "이게 뭐지?" 싶은데, 가만히 듣다 보면 "어라, 이거 생각보다 깊은데?" 하고 느끼게 되죠.
이 노래는 남의 삶을 부러워하는 대신 내 삶에 집중하겠다는 멋지고 당당한 선언이에요. 멜로디는 한 번 들으면 계속 맴도는데, 가사는 직설적이라 더 와닿아요. 알고 보면 자존감과 주체성에 대한 메시지가 꽤 진하게 담겨 있거든요.
장기하는 진짜 독특한 사람이에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음악으로 솔직하게 던져버리고, 그게 또 사람들한테 쏙쏙 통하죠.
장기하와 얼굴들 시절부터 그는 한국 인디 음악의 상징 같은 존재였어요. 장기하 노래 듣다 보면 피식 웃게 되거나, “맞아, 저게 문제였어” 하고 고개 끄덕이게 돼요.
이 노래가 왜 이렇게 와닿을까요? 아마도 우리가 늘 남을 의식하고 눈치 보며 살아가기 때문일 거예요. SNS에서 친구들이 멋진 여행을 다녀오거나, 누군가가 좋은 회사에 취직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 느껴지는 그 묘한 감정 있잖아요. "부럽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죠. 그런데 장기하는 "부럽지가 않어"라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그렇다고 "부러우면 지는 거다" 같은 자극적인 말은 아니에요. 그냥 남의 삶을 따라가려고 하지 말고 내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이야기죠. “저 사람은 저렇게 잘 나가는데 나는 왜 이렇지?”라는 생각 대신, "하면 좋겠지. 가면 재밌겠지. 알아 나도 아는데, 그거 별 거 없던데?"라는 태도랄까요.
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어"에서 인상적인 구절이 하나 있습니다.
"니가 가진 게 많겠니, 내가 가진 게 많겠니?"로 시작하는 이 부분은 너랑 나랑 누가 돈이 많은지 적은지를 이야기하는 듯하는데, 막상 이야기의 마무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십만 원을 가진 사람은 백만 원을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고, 백만 원을 가진 사람은 천만 원을 가진 이를 보며 짜증이 납니다. 이처럼 누군가는 늘 나보다 많고, 또 누군가는 나보다 적은 상황이 반복됩니다. 장기하는 이 비교의 고리를 역설적으로 풀어가죠.
"나는 과연 니 덕분에 행복할까? 내가 더 많이 가져서 만족할까?"라는 질문은, 비교에서 비롯된 우월감이나 열등감이 결국 누구에게도 완전한 만족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이 있다 해도, 결국 그 사람조차도 누군가에 의해 부족함을 느낀다는 거죠.
그런데 이 끝없는 비교와 부러움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부러워하지 않으면 되는 거죠.
장기하는 "세상에는 부러움이란 걸 모르는 사람도 있다. 그게 바로 나다."라고 선언하듯 말해요.
이 말은 단순히 "난 부러워하지 않아"라는 차원을 넘어서는 것 같죠? 비교 자체를 멈추고, 부러움을 계산하는 방식에서 탈피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져요.
부러움이란 감정은 타인을 의식해야 생기는 감정입니다. 결국 열등감도 우월감도 남의 기준으로 자신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비롯되죠.
하지만 장기하는 타인의 기준이 아닌, 오롯이 나만의 기준으로 삶을 살아가겠다는 말을 해요. 그저 나답게 살자!라는 진부한 문구보다는, "그거 다 해봐서 아는데 별 거 없더라고~"하는 식의 말투가 오히려 더 공감을 자아내죠.
그래서 이 구절은 우리가 얼마나 쓸데없는 비교와 부러움으로 자신의 가치를 깎아내리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듯합니다. 세상에는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이 넘쳐나지만, 그들이 나의 행복을 좌우하게 내버려 두기 싫다는 느낌!
부러움이라는 감정 자체는 나쁜 게 아니에요. 오히려 누군가를 보며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그게 좋은 자극이 될 수도 있어요. “와, 저 사람 대단하다. 나도 한 번 도전해 볼까?” 이런 생각은 굉장히 건강해요.
그래서 부러움은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좋은 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나도 잘하고 있어”라는 작은 확신을 느낄 수도 있죠. 문제는 부러움의 잣대를 모든 곳에 사용하는 거죠. 노래 가사는 10만 원과 100만 원으로 비교했지만, 이 세상에 비교할 것들이 무한히 많습니다. 키, 애인 유무, 자녀 유무, 가족의 재산, 인맥, 화목한 가정, 건강, 두뇌, 창의력, 꼼꼼함, 언어 능력, 머리숱 등... 셀 수가 없습니다.
장기하는 그런 상황에서 STOP! 을 외치는 것 같아요. 비교하면 끝이 없다는 걸 알려주는 듯이요. 다른 사람을 보며 조금 부러워할 수는 있지만, 그게 내 삶을 흔들게 하면 안 된다는 거죠.
만약 내가 반드시 이루고 싶은 일이나 성과가 있다면, 그걸 이미 잘하고 있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오히려 그 사람이 언제, 어떻게, 무엇을 위해 그런 성과를 이루었는지 집요하게 파고들어 보는 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이 간절할수록 부러움은 더 강렬해지겠죠? 반대로 덜 간절할수록 약간의 부러움만으로도 충분할지도 모릅니다.
꼭 자기계발서적인 접근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사람을 화제로 삼아 친한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렇게 수다를 떨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친분이 더 깊어질 수 있죠.
그러니 ‘부러움을 느끼지 말아야 해’라고 섣불리 다짐할 필요는 없습니다. 장기하의 노래처럼 부러움이라는 감정 자체를 초연하게 해탈하고 싶을 수도 있지만, 그게 어디 쉽겠어요? 그러니 차라리 부러움이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동력으로 사용하는 게 더 합리적인 태도일지 몰라요.
<부럽지가 않어> 가사
야,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어
왜냐면 나는 부럽지가 않어
한 개도 부럽지가 않어
어?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어
왜냐면 나는 부럽지가 않어
전혀 부럽지가 않어
니가 가진 게 많겠니, 내가 가진 게 많겠니?
난 잘 모르겠지만
한번 우리가 이렇게 한번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해보자고
너한테 십만원이 있고
나한테 백만원이 있어
그럼 상당히 너는 내가 부럽겠지, 짜증나겠지
근데 입장을 한번 바꿔서
우리가 생각을 해보자고
나는 과연 니 덕분에 행복할까?
내가 더 많이 가져서 만족할까?
아니지, 세상에는 천만원을 가진 놈도 있지
난 그놈을 부러워하는 거야
짜증 나는 거야
누가 더 짜증 날까?
널까? 날까? 몰라 나는
근데 세상에는 말이야
부러움이란 거를 모르는 놈도 있거든
그게 누구냐면 바로 나야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어
왜냐면 나는 부럽지가 않어
한 개도 부럽지가 않어
어?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어
왜냐면 나는 부럽지가 않어
전혀 부럽지가 않어
전혀
전혀
아, 그게 다 부러워서 그러는 거지 뭐
아니, 괜히 그러는 게 아니라
그게 다 부러워서 그러는 거야
아, 부러우니까 자랑을 하고
자랑을 하니까 부러워지고
부러우니까 자랑을 하고
자랑을 하니까 부러워지고, 부러워지고
부러워지고, 부러우니까 자랑을 하고
자랑을 하고, 자랑을 하고, 자-자-자-자-자랑을 하고
부-부-부-부-부-부러워지고
부러우니까 자랑을 하고
자랑을 하니까 부러워지고
부러우니까 자랑을 하고
자랑을 하니까 부러워지고
부러우니까 자랑을 하고
자랑을 하니까 부러워지고
부러우니까 자랑을 하고, 자랑을 하니까 부러워지고
자랑을 하니까 부러워지고, 부러워지고, 부러워지고, 부러워지고
하지만 너무 부러울 테니까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어
왜냐면 나는 부럽지가 않어
한 개도 부럽지가 않어
어?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어
왜냐면 나는 부럽지가 않어
전혀 부럽지가 않어
어
괜찮어
나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