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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준선 Apr 17. 2024

심리학은 테트리스가 아니다

심리학에 조금 전 발을 들였거나

심리학을 꿈꾸는 사람이 흔히 하는 착각이 있다.


그런 해결책은 사실 심리학 흉내를 내는 것일 뿐,

심리학도 무엇도 아닌 과학으로 포장한 위로에 그친다.


외향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대로

내향적인 사람은 내향적인 사람대로 단점이 있다.


그럴 때 직관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답은

"외향인은 내향인스럽게"

반대로

"내향인은 외향인스럽게"이다.


테트리스 게임을 하듯

빈 공간을 채워서 평탄하게 만들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믿음이다.


물론 오답이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길 강요하는 듯한

이런 제안은

결국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형태로 나타나서

갖가지 부작용을 야기한다.


예시를 들어보자.

내향적인 사람에게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먼저 말을 건네어보라고 말하면

끝끝내 외향인이 되지 못한다.

그 대신 외향인이 되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는 결과만 남는다.


외향적인 사람에게

휴식을 취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라고 말해도

의미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균형이 잘 잡힌 성격이 있는 듯

혹은

모든 이가 닮아야 할 이상적인 성품이 있는 듯

무작정 그렇게 되고자 노력할 뿐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정답은 무엇일까?


내향인에게는 남들에게 신뢰 있는 모습을 보이려는 노력을,

외향인에게는 자신의 일, 사람, 행동 등에 대한 규칙이 필요하다.


그러면

내향인은 그들이 가진 꼼꼼함과 예민함을 밀도 있게 발전시켜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외향인은 천방지축 나대는 사람이 아닌 대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 인물로 재탄생한다.


심리학은 아직도 방황 중이다.

갖가지 이론, 뇌과학, 행동주의, 상담기법 등 뒤섞여

본인도 본인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나쁜 소리는 아니겠지 하는 선한 의도만 어리숙하게 튀어나와 있다.


그 선한 의도가 우연히 착한 위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나 좋은 결과를 낸다.

그러나 심리학은 과학이다.

과학은 요행에 기대를 걸지 않는다.

심리학은 테트리스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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