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백수

by 수환

'백수가 과로사한다'

아마도 이때의 과로사는 24시간이 부족할 만큼 머리는 깨어 있고 심장 박동소리는 천둥 번개 소리 보다 더 드세기 때문일 것이다.


머리를 땅에 처 박고, 들리지 않는 영어에 집중해야 하고, 때로는 수모를 견딜 수 있는 것은 격 주나의 통장에 어김없이 꽂혀주는 급여의 달콤한 맛 때문이다.


백수로 지낸 지 두 달이 지났다.

첫 한 달은 스스로에게 '그동안 수고 했으니 충분히 쉴 자격이 돼' 하며 자신을 격려하였다. 첫 달이 지나고 첫 주 몇몇 에이전트로부터 전화를 받고 스스로에게 '다행이다' 하며 위로하였다.

두 번째 주가 지나자 '뭐야' 하며 의태연하게 마치 금방이라도 새로운 직장 면접을 기대하게 했던 약속들이 지켜지지 않자 불길한 생각이 엄습하였다. 세 번째 주가 지나자 '요구하는 금액이 문제인가?' 그리고 두 달이 되었다.


"너 뭐 먹고사냐"

영상 통화 부모님의 첫 질문이다.

"잘 지내요. 걱정 마세요"

나는 서로 마주 보는 카톡 영상 화면에 늘 같은 답변을 한다.


나의 나이는 연도로는 59세, 만으로는 58세 그리고 새해 더하고, 태어날 때 한 살 더하면 60세가 되었다.


60세 백수 그리고 아들을 걱정하는 80대 고령의 부모님.


백수로 산다는 것은 견디기 힘들 때가 찾아온다. 그러면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고 싶다. 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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