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표

by 수환

나의 퇴근 시간을 쫑은 하루 종일 혼자 내가 비운 집을 지키며 기다린다. 카메라를 집안에 설치하여 애완견의 동태를 살피는 견주들이 늘어 났다. 나는 아직 카메라를 설치하지 않는 것이 아마도 애정이 덜 한가보다. 쫑하고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쫑은 꼬리를 너무 심하게 흔들며 뛰어올라 나에게 안길 요량으로 두 개의 앞발을 흔들고 점프를 시도한다. 흥분된 쫑을 자제하기 하기 위해 손을 펼쳐 머리를 쓰담해주고 나면 쫑의 흥분은 잠잠해진다.


‘무엇이 그렇게 반가운가?’


사람의 빈자리를 애완견이 스며들고 있다. 도시락을 내팽개치고 쫑을 데리고 산보 나가면 무엇이 신났는지 꼬리를 흔들어댄다. 소설을 써 보겠다고 시도를 했으나 번번이 떠오르지 않는 혹은 문장이 매끄럽지 않아 포기를 하며 벽을 절감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평소 소설에 도전해 보겠다는 말을 내뱉어 놓고 아무런 글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달 전 12월 2025년, 옆자리의 직장 동료의 눈치를 보며 소설의 구성을 그려 보며 써 보았다. 그리고 그날 여섯 페이지의 글을 마치 신 내린 사람처럼 써 내려갔다.

‘와.. 뭐여. 되네’


이런 속도로 쓰게 되면 단편 소설 12월 말까지 상세하게 서술하지 못하지만 대략 가닥은 잡을 근거 없는 자신감이 밀려왔다. 자신감은 다음날 무너졌다. 한 글자도 쓰지 못하는 날이 연속이었다. 머릿속 이야기 전개는 잡힐 듯 잡히지 않고 글은 써지지 않고, 혼자 머리를 끙끙 거리며 며칠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경험을 끄집어내고, 옛날의 사건, 사고들이 시공간을 초월하여 떠 올랐으나, 기억은 아련하고, 찡하고, 아쉽고, 때로는 아프기도 했다. 감추어 두었던 말하지 못한 후회, 결단력 내리지 못한 후회들이 먹먹하게 가슴에 남았다. 직장 동료 몰래 눈을 감으며 마치 동료가 무엇하고 있니라고 묻어오면 “일 생각을 하고 있어” 하고 답변을 내뱉을 것 같았다.


소설의 묘미가 이런 것 아닐까?

혼자 몰래 영원히 묻고 갈 기억들을 모아 아름답게 정리하여 작가의 양념을 겸비하여 멋진 글로 표현되는 것, 이런 맛을 독자가 부둥켜 앉고 몰두하며 때로는 꺼이꺼이 울고 기뻐하지 않을까


시작이 반이라고 헸다.

나는 이미 반은 왔다. 나머지 반을 잘 다듬어 보련다.

목, 일 연재
이전 06화손님 된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