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선이를 소개받다

by 수환

한 해가 끝나는 마지막 자락의 저녁식탁, 초대받은 알랙스형은 자신에게 일어났던 재미있고 흥미로운 사건의 여인 제니를 들뜬 목소리로 카톡 화상에 모습을 드러내어 보이게 했다. 모습을 드러낸 그녀는 식탁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나를 발견하지 못한 그녀의 표정은 흥분된 형과는 달리 덤덤하게 보였다.


“나야.”

두 사람의 화상통화는 마치 긴 세월을 함께 살아왔던 것처럼 익숙하게 시작되었다.

“나 아는 동생 집에 와서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데, 혹시 자기 주위에 친구 없어. 혼자 사는데 괜찮은 동생이야”

“뭐 하시는 분인데?”

“연방정부에서 일해. 우리가 독서모임에서 만났는데, 사람이 성실하고 능력도 있어”

“가만있어봐. 친구가 있는데 물어 볼게. 전화 끓어봐.”

두 사람의 목소리가 주방의 브랜딩 소음과 섞여 들었다. 여전히 나는 도마 위에 놓인 양파를 썰고 있었고, 냄비에서 찌개가 끓어오르는 타이밍을 준비하고 있었다. 사람을 소개받고 나를 까발려야 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아 이성을 소개받을래 하는 요청에 수동적으로 행동했던 나였다. 계절에 맞지 않고 나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처럼 부자연스러워 가볍게 흘러 보냈다. 부엌 쪽을 향해 다급하게 형은 나에게 손짓을 했다. 형의 손짓은 생의 마지막 경고라듯 하듯 엄중해 보였다. ‘지금 이 순간은 영영 오지 않는다’그 손짓은 마치 나를 구원해 줄게라는 강한 에너지가 담겨있었다.

“친구는 자신의 연락처를 줘도 된다고 하네요.” 제니는‘봐. 나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야. 헛소리 하는 사람도 아니라고’ 마치 큰 승리를 얻고 돌아오는 개선장군처럼 목소리를 한껏 높였다. 그녀의 얼굴에는 ‘너희 두 사람은 잘 될 거야’라는 스스로에게 주문을 건 자신감이 묻어 나왔다.

“제니, 사실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와! 형이 말하자마자 바로 연락할 줄은 몰랐네요. 아무튼 신경 써 주어 고마워요.” 나는 진심이었다.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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