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창업패키지/초기창업패키지 작성법
*시리즈 연재됩니다.
(1) '모르면 떨어지는' 예창패/초창패 사업계획서 작성법(현재 글)
(2) 더 이상 아이템만으로 예창패/초창패 받기 힘듭니다
(3) '결국 돈'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 제대로 그리는 방법
(5) 똑같은 팀원을 200% 능력 있게 보이도록 만드는 방법
(6) 예창패/초창패에서 성공하는 스타트업으로 가는 길
스타트업 컨설팅을 오래 하다 보니 이미 투자마켓에 나와있는 스타트업을 주 대상으로 컨설팅하게 됐다. 하지만 보육 기관을 통해 스타트업 출강 및 멘토링을 하다 보면 많은 예비창업자, 초기창업자 분들을 만난다. (나 또한 기획 단계의 다양한 아이템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초보 창업자 분들의 90%는 이런 첫 질문을 던진다.
제 아이템이
예창패/초창패에 붙을만한가요?
우리나라는 예비창업패키지(예창패), 초기창업패키지(초창패) 시스템이 잘 자리 잡아있고, 또 다양한 분야를 지원해주다 보니 스타트업의 첫 관문으로 예창패/초창패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창업하기 전에 수많은 사람들이 예창패/초창패에 지원한다. 그러니 대부분의 예비창업가들이 합격 비법을 궁금해한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면 이렇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위와 같은 질문을 수도 없이 들어왔다. 그럴 때마다 참 안타까웠다. 더 솔직히 말하면 아주 영양가 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아이템 만으로 붙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오래전이면 몰라도) 예창패/초창패는 더 이상 아이디어로'만' 승부하는 싸움이 아니다.
그런데 창업하기 이전의 예비 창업가들은 본인 아이템에 너무 빠져있어서 이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 머릿속에서 아이디어를 더 정교하게 다듬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 해야 되는지는 말하지 못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어떻게' 정부 지원금을 타낼 수 있는지까지 생각이 미치지는 못한다.
먼저 예창패/초창패 관련해서 내 소개를 아주 간략하게 하려고 한다.
일단 나는 수년간 국가 창업패키지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했었다. 최소 수 천 개의 사업계획서를 살펴본 것이다. 예창패/초창패뿐만 아니라 IR용 사업계획서, 실제 내부 보고용 사업계획서까지, 수많은 사업계획서를 파헤쳐봤다. (자세한 소개는 지난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사업계획서를 보다 보면 합격 패턴을 읽을 수 있게 된다.
오늘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어떻게 하면 예창패/초창패에 붙을 수 있을까에 관한 이야기다.
사업계획서 뼈대
제대로 이해하기
자, 본론으로 들어가자. 아이템이 사업계획서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는데, 이제 어떡해야 될까? 먼저 작성해서 제출해야 되는 사업계획서의 뼈대를 살펴보자.
창업패키지 사업계획서는 틀을 정해서 기관에서 내려준다. 그래서 그 틀 안에다가 사업을 풀어 넣는다.
(1) 아이템, 시장분석
(2) 실현가능성
(3) 성장전략
(4) 팀
표현이 조금 달라질 수 있지만 대체로 이런 순서로 진행된다.
이 목차를 '다르게' 해석하자
'똑똑하게' 표현하자
사업계획서 목차를 곧이곧대로, 있는 그대로 해석해서 쓰면 본인 사업을 잘 강조하지 못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첫 번째 아이템, 시장분석에서 본인 아이템이 얼마나 멋있고, 정교한지에 대해서 설명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신소재 소개를 한다던가,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 더 업그레이드 됐다고 말한다.
각 파트는 그렇게 이해하면 사업계획서 작성이 어려워진다. 돌이킬 수 없는 늪에 빠지기 전에 다시 뼈대를 잡자. 10분만 투자하면 착각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각 파트는 이렇게 이해해야 한다.
A. 다르게 해석하기
아이템, 시장분석 파트에서는 아이템보다 시장 규모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가 물을 컵에 붓는다고 가정해 보자. 아무리 몸에 좋은 약수라고 해도, 컵의 크기가 커야 많이 뜰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수익을 내고 성장한다. 좋은 아이템(물)이더라도 받아낼 컵(시장)이 없다면? 아무 소용 없다.
스타트업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에 하나는 폭발적인 성장력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B. 똑똑하게 표현하기
그렇다면 시장 규모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시장 규모를 표현할 때에는 그 시장 내에서 가장 큰 경쟁자를 설정해야 한다. 시장 내에서 아주 대표적인 경쟁자.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경쟁자를 파악한다. 그리고 그 경쟁자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그리고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를 데이터화한다.
사업계획서 내에서 시장규모가 터무니 없어지는 이유는 이런 순서대로 생각하지 않아서 일 때가 많다. 갑자기 시장 가치를 조 단위로 넓혀서 생각한다던가 하는 것이다. 자, 경쟁자로부터 규모와 성장성을 가지고 온다. 이 파트는 연습이 필요한데 이어지는 시리즈에서 더 자세히 다뤄보자.
A. 다르게 해석하기
실현 가능성 파트는 차별성으로 생각해야 한다. 진짜 이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다. 이 아이템이 시장에 나가서 버틸 수 있느냐, 또 성장할 수 있느냐를 보여줘야 한다. 기존 시장과 어떤 점이 다르고, 그 지점이 왜 필요한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B. 똑똑하게 표현하기
이 부분을 똑똑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가장 만만한 경쟁자를 하나 설정해야 한다.
대체로 시장은 수많은 경쟁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그중 80%는 특별하지 않다. 이 업체들과의 차별성을 찾아야 한다.
A. 다르게 해석하기
초보 창업가 분들이 자주 잊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본인들이 이제 막 발을 뗀 초기 스타트업이라는 사실이다. 이게 무슨 소린가 하면, 성장 전략을 말할 때 시장에 진입했을 때를 기준으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아주 먼 미래를 자세하게 상상하며 사업계획서를 작성한다. 미래 비전을 그리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대체로 심사할 때 집중하는 포인트는 '시장진입' 파트다.
초기 스타트업에게 기대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B. 똑똑하게 표현하기
시장진입전략을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려면 본인 스타트업이 가지고 있는 역량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스타트업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액션 전략'을 짜야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자, 홈페이지를 만들고 SNS를 운영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떠올리면 안 된다. 이런 것들은 아주 당연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여기서 뻔한 말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한다면 심사위원들은 흥미를 잃게 될 것이다.
이 파트도 스타트업마다 할 수 있는 전략이 다를 텐데, 다음 시리즈 글에서 더 자세히 알아보자.
팀 구성 때문에 고민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내가 꾸린 팀원의 스펙이 부족해 보인다던가 하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심사위원은 초기 스타트업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다.
그 말은 시장진입에 충족할 수 있게끔 팀원의 스펙을 정리하면 된다는 뜻이다. 오히려 길게 늘어뜨린 팀 스펙은 적절하지 않다. 이 지원사업은 말 그대로 초보 창업가를 위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팀 구성을 잘 꾸리는 것도 노하우다. 그건 팀빌딩 부분에서 더 자세하게 다뤄보도록 하자.
자, 이렇게 예창패/초창패 사업계획서 작성의 뼈대를 잡아봤다.
이다음 글부터는 각 항목들을 더 자세하게 파헤쳐볼 것이다. 여기 글에서는 각 파트에서 어떤 점을 강조해야 하는지, 또 뭘 준비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단계로 이해해 주면 된다.
여기까지 글을 읽은 분들이라면 다른 분들보다 더 합격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거의 80%)은 긴 글을 읽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건 본인 이름을 걸고 하는 사업이라도 마찬가지다. 생각보다 자신의 일을 진지하게 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어쨌든, 이 글을 읽는 분들께 시리즈 글을 보기 이전에 꼭 기억해줬음 하는 사실 하나 있다.
같은 말을 해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본인이 아무리 좋은 생각을 가졌더라도 그 내용을 언어나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내 생각이 아무리 좋아도, 그걸 적절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잘 전달되지 않는다. 빛나는 본인 아이템을 다른 사람에게 근사하게 보여줄지, 형편없게 보여줄지는 딱 그 한끝에서 결정된다.
흙 속의 진주는 본인이 파내야 하는 것을 꼭 기억하면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자. 그래야 성과를 얻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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