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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받을 권리?

# 합천 황매산에서

by 소소

이런,

자존감 따위는

집에 고이 모셔두고 출근했어야지!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권리?


에이, 그건

교과서에서나 나오는 얘기고.





이 도시가 힘들었던 이유는

무시와 경멸이

만성화된 곳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경멸하는 눈빛과

비아냥대는 몸짓을

'너를 위한 조언'이자,

'친근한 충고'로 포장한 채.....



뭔가 도시 전체가

열등감을 감추기 위해

누군가를 발아래 두고 밟고 일어서야 한다는

이상한 강박에 시달리는 듯 보였습니다.


'넌 생계형이니까'

뭐든 다 참고,

시키는 대로 잠자코 따라야 한다는

위대한 조언까지도...



어느덧, 출근길은

나의 자존감은 방구석 어딘가에 고이 두고

집을 나서는 일로 시작됩니다.


짓밟히지 않기 위해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야 하는

정글로 나서야 하니까요.


가장 두툼한 방탄복이나 갑옷 따위를 얻기 위해

때론 비겁해지고, 때론 비굴하게

정의와 함께 나 자신도 내동댕이쳐야 하거든요.

뭐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요?


음... ....

(혹시, 빌런??)



2025. 5. 11. 합천 황매산에서 찍고,

2025. 6. 7. 부산에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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