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연애 추천도서]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2(잭 캔필드)
♪ 이별여행(원미연)
내가 아닌 너를 위한 이별 여행을
언제까지 너에게
좋은 기억만을 남기고 싶어
<직장선배 김세평>외전 사내연애발라드 05 - 사내연애 직장인
"저는 곰돌이 푸와 성장한 로빈이 다시 만나는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주임님은 무슨 장면이 가장 인상깊으셨어요?"
"저요? 어… 저, 저도 그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어쩌다 좋은 기회로 나는 영희 씨와 주말에 영화 한 편을 보게 되었다. 정말 믿기지 않았다! 같은 사무실에서 함께 일해온, 오랜 시간 짝사랑해온 영희 씨와 영화를 보다니!!
그래. 영화까지 볼 정도라면 이제 나도 영희 씨와 이전보다는 가까워진 게 틀림없다. 그러니 이제는 용기를 내어 영희 씨에게 그저 동료직원이 아닌 한 남자로서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다.
그러나 솔직히 사내연애를 도전하기에는 아직 내게 그럴만한 용기가 없었다.
‘어, 어떡하지? 혹시라도 고백했다가 차이면 회사에 소문이 퍼질 텐데?’
‘영희 씨가 부담스러워하면 어떡하지? 어쩔 수 없이 매일 회사에서 만나는 사이인데!’
‘혹시 고백했다가 차이기라도 하면 어쩔 수 없이 이직이라도 해야 하나?’
그렇게 영희 씨에 대한 생각으로 마음이 복잡하던 어느 날, 나는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난 잭 캔 필드의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2>를 읽다가 어느 한 문장에서 용기를 얻게 되었다.
<아무런 위험에도 뛰어들지 않는 사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가질 수 없으며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다.>
영희 씨가 나를 받아주지 않을까 두렵다는 이유로 이렇게 내 마음을 전하지 못하다가 어느새 영희 씨를 누군가에게 빼앗길 수도 있다. 사실 이미 중간에 다른 이에게 영희 씨를 빼앗긴 경험이 있었다! 다행히 둘이 금방 헤어져서(?) 내게도 다시 영희 씨를 좋아할 수 있는 찬스가 주어졌지만!
아무튼 이렇게만 계속 내가 거부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이기지 못한다면 분명 또 다른 놈에게 영희 씨를 빼앗길 수도 있겠다! 그러고 보니 옆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 하나가 요즘 영희 씨에게 부쩍 말을 자주 거는 걸 봤다! 이, 이런!! 그 직원에게 그냥 넋 놓고 영희 씨를 빼앗길 수만은 없다!!!
<그는 고통과 슬픔을 피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는 배울 수 없고, 느낄 수 없고, 달라질 수 없으며, 성장할 수 없다.>
<자신의 두려움에 갇힌 그는 노예와 다를 바 없다. 그의 자유는 갇힌 자유이다. 위험에 뛰어드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자유롭다.>
<많은 사람들은 시작조차도 하기 전에 실패한다.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위해 도전하는 데 실패하기 때문이다.>
<거부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우리 대부분은 다른 사람이 기회를 붙잡기 훨씬 전에 스스로 자기 자신과 자신의 꿈을 포기해 버린다.>
그렇게 나는 계속 잭 캔 필드의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2>를 읽으며, 책에서 만난 문구들을 통해 영희 씨에게 다가가기 위한 용기를 얻었다. 그래! 오랜 시간 영희 씨를 좋아하면서도 고백하지 못하고 있던 내 마음은 늘 답답한 신세였다. 그러니 이제는 내 마음에 자유를 주고 싶었다. 바로 당당하게 영희 씨에게 내 마음을 고백하면서 말이다!
<자신이 원하는 걸 위해 도전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란 두려움이 없음을 뜻하는 게 아니다. 두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전하는 걸 뜻한다.>
영희 씨에게 고백하기로 결심한 나는, 어느 날 함께 야근을 하던 중 영희 씨를 잠시 회사 옥상으로 불러냈다. 그렇게 회사 옥상으로 올라온 영희 씨에게 나는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여, 영희 씨! 조, 좋아합니다!! 저랑 사귀어주세요!!!”
“네? 미안해요, 세평 주임님…. 저는 사내연애가 조금 부담스러워서요······.”
결과는 처참했다. 영희 씨는 사내연애를 시작하기에는 부담스럽다고 내 고백에 대한 답을 주었다. 그렇게 나는 쓰라린 마음을 붙잡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영희 씨에 대한 마음을 정리했다.
고백한 그날 이후 어색한 사이가 되어버린 나와 영희 씨는 서로 눈치만 보며, 아무런 대화도 나누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지 않아 나는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났다.
새로 발령이 난 곳에서 나는 일이 너무 많아 나는 매일 야근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영희 씨가 생각났고, 많이 보고 싶었다.
'영희 씨는 잘 지낼까? 많이 보고 싶네…….'
그렇게 오늘도 회사 일에 허덕이며 정신없이 일과를 보내고 있는데 카톡알람이 울렸다.
'어라? 카톡?? 누구지, 딱히 연락 올 사람도 없는데?'
[주임님. 오랜만에 연락 드리네요. 잘 지내시죠? 혹시 내일 저녁에 시간 되세요?]
'어? 영희 씨?!'
김세평: 여, 영희 씨에게서 카톡이 오다니! 어, 어떡하지? 뭐라고 답하지??
낯선배: 그러게. 후후. 뭐라고 답해야 할까?
김세평: 아이 깜짝이야!!
낯선배: 역시 이번에도 깜놀하는군.
김세평: 누, 누구세요?
낯선배: 하하. 누구긴, 낯선 선배지. 줄여서 낯선배.
김세평: 낯선배님이요?? (누, 누구시지? 나도 이번에 발령이나 선배님들을 다 알지 못하는데??)
낯선배: 뭘 이렇게 눈치를 봐. 그냥 낯선 선배인가 보구나 하고 넘어가면 될 것을.
김세평: 네? 아, 저 선배님 못 알아 뵈어서 죄송합니다. 제가 여기로 발령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낯선배: 흠흠. 괜찮아. 그나저나 영희 씨가 보자고 하는데 어서 답변하지 않고 뭐하고 있어?
김세평: 네? 어, 영희 씨에 대해 알고 있으세요? 헉! 설마 제가 영희 씨한테 차인 게 벌써 사내에 소문이 다 났군요! 이, 이럴수가! 역시 사내연애는 위험해!!
낯선배: 소문은 나지 않았어. 후후. 그냥 어쩌다 나만 알게 된 거니 너무 걱정하지는 마.
김세평: 어? 지, 진짠가요? 그렇다면 다행인데……. (이분은 도대체 누구시기에 나와 영희 씨의 상황을 알고 있으신 거지?)
낯선배: 아무튼 어떻게 할 거야? 영희 씨가 내일 저녁에 보자고 하는데?
김세평: 모, 모르겠어요. 너무나 갑작스런 영희 씨의 연락인지라…….
낯선배: 뭐가 고민이야. 사실 그동안 영희 씨의 연락을 기다렸던 거 아니야? 당장 만나겠다고 답변을 주면 되겠네.
김세평: 그, 그렇긴 하지만 사실 저도 영희 씨에게 차인 그날 이후로 지난 몇 달 동안 영희 씨에 대한 마음을 정리했던 중이거든요.
낯선배: 응? 영희 씨에 대한 마음을 정리했었다고?
김세평: 그렇죠. 영희 씨를 잊어야만 제가 살 수 있으니까…….
낯선배: 이봐. 영희 씨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던 게 정말 맞아? 내가 보기엔 그저 지금의 상황을 합리화하는 것으로만 밖에 보이진 않던데.
김세평: 네? 합리화요?
낯선배: 그렇잖아? 그냥 잊어야만 네가 살 수 있다니 뭐니 그런 합리화와 핑계로 도망만 다니고 있고. 물론 영희 씨가 네 고백을 받아주지 않은 건 맞아. 그런데 영희 씨는 네게 '사내연애가 부담스럽다'고 했지, 네가 싫단 이야긴 하진 않았단 말이야. 내 말이 틀렸어?
김세평: 네? 어… 말씀을 들어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뭐지? 이 선배는 왜 이렇게 잘 알고 있는 거지?)
낯선배: 그런데 너는 단순히 차였다는 이유만으로 영희 씨와 어떤 대화도 나누려고 하지 않았잖아. 그런 너의 행동이 사내연애가 부담스럽다는 영희 씨에게 오히려 사내연애의 단점만 실컷 부각만 시킨 거지.
김세평: 그러고 보니 영희 씨가 그날 이후로 저와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긴 했던 것 같은데 전 계속 도망만 다녔고…….
낯선배: 세상의 모든 연애가 쉽진 않겠지만, 사내연애야 말로 정말 쉽지 않아. 보는 눈도 많고 또 후폭풍이 장난이 아닐 수도 있고. 단순히 좋아하는 감정만으로 사내연애를 하기엔 버거울 수 있어. 게다가 영희 씨는 사내연애를 이미 해본 상황이잖아? 누구보다 더 신중할 수 밖에 없지 않겠어?
김세평: 그, 그러네요! 사내연애가 이렇게 힘든 연애인 건 생각도 못하고, 전 그저 영희 씨에게 부담이나 주기나 하고…!! 낯선배님, 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일 영희 씨에게 저는 어떤 마음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낯선배: 어떻게 나아가긴. 영희 씨에게 사랑을 주려는 마음으로 나아가야 하지.
김세평: 네? 영희 씨에게 사랑을 주려는 마음으로 나아가라고요?
낯선배: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란 책에는 이런 말이 있어.
<사랑을 줄 때 우리는 더욱 강해진다. 다른 사람이 우리 자신을 얼마만큼 사랑해 주느냐에 행복이 달려 있다고 우리는 믿는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런 잘못된 믿음 때문에 많은 문제가 일어났다. 우리의 행복은 우리가 얼마나 사랑을 주느냐에 달려있다.>
<얼마만큼 사랑을 받느냐가 아니라, 얼마만큼 사랑을 주느냐 하는 것에.>
김세평: 얼마나 사랑을 주느냐…….
낯선배: 영희 씨에게 사랑을 받지 못할까 두려워 도망만 가지 말고, 오히려 영희 씨에게 사랑을 주려고 나아가는 거야. 영희 씨가 사내연애에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면 영희 씨가 부담스럽지 않도록 배려해주는 거야. 더더욱 이해해주고, 공감해주는 거야. 설사 그녀가 결국 너와 사내연애의 길을 함께 걸어주지 못한다 할지라도 말이야. 그 선택을 또 응원해주면서...
김세평: 그렇군요. 함께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응원해주는…….
나는 낯선배의 조언에 따라 나는 영희 씨에게 내일 만나겠다고 답변을 주었고, 그렇게 우리는 어느 한 카페에서 만나기로 약속한다.
어? 그나저나 낯선배란 사람은 어떻게 나에 대해 이리 잘 알고 있는 걸까? 마치 내 자신이 내 자신을 꿰뚫어 보는 것처럼??
응? 에이 설마… 무슨 SF소설도 아니고. 흠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