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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강 Feb 18. 2023

똥 論

광고 크리에이터 교본 60.

하나,

똥통에 빠져 살면서 자신은 똥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오해다. 나는 똥이 아니다. 그놈의 징글징글한 오해 시리즈는 처음부터 웃기지도 않았다.  절 싫으면 중이 떠나면 그만이다. 떠나지 못할 거면 똥통일지언정 사랑함이 낫지 않겠나. 그리하여 좀 더 우아하고 찬란한 똥통에 대하여 논함이 현명하지 않겠나. 징징거리지 말자. 다 커 가지고. 쫌.

 

둘,

태평양에 꿀 벌 한 마리가 빠진다면, 그것은 꿀 바다인가?  마찬가지로 태평양에 똥 한 덩어리가 빠진다면, 그것은 똥바다? 지른다고 다 말이냐. 똥물에도 하늘은 비친다고 이 외수 선생이 말씀하셨다. 똥이 문제지 물은 아무 문제가 없다. 물이 점점 많아지면 똥은 있어도 없는 것과 같다. 그대가 물 같은가, 똥 같은가?

 

셋,

아끼다가 똥 된다고 어머니가 늘 말씀하셨다. 생각하기를 멈춘다면 누구나 똥이 될 수 있다. 실천하기를 주저하는 것만으로 누구나 惡人이 될 수 있다. 金을 지나치게 사랑하다 보면 누구나 별을 잊게 마련이다. 광고대행사에서든 인생에서든. 아낄 게 따로 있지, 대행사에서 생각을 아낀다고? 왜, 충돌이 두렵고 불편한가? 광고대행사는 원래 생각이 충돌하는 곳이다. 그게 적성에 안 맞으면 다른 일을 찾아야지. 응? 아끼는 게 아니라 없다고? 어쩔티비?


넷,

그대 손에 묻히기 싫은 똥은 과연 누가 치워야 옳으냐. 고결하니 좋으냐? 기계적 중립에 서는 것은 99퍼센트 거짓 등가성의 오류로 귀결된다. 양비론을 펼치는 건 양시론만큼이나 프로젝트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혹시나 그대가 취할지도 모를 불편부당은 공평의 탈을 쓴 기회주의에 다름 아니다. 하워드 진 선생이 말씀하셨다.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중립은 없다. 너의 의견을 밝혀라. 그리고 청기든 백기든 들고 <Go>를 외쳐라. 어느 쪽으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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