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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엉이날다 May 11. 2024

08. 나에게 가족이란? 내 인생에서 가족의 의미는?

모든 것은 나로부터 'Everything comes from me'

시작 08 _ 나와 마주하기


내 인생에서 '가족' 이 차지하는 크기는 얼마나 될까요?

나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요?


나를 무너지게도 하고, 일으키기도 하는 가족이라는 존재


결혼 전에 나에게 가족은 버리고 싶고 도망치고 싶은 존재들이었다. 그들의 존재가 너무 버겁고 무거워서 차라리 고아로 태어났다면 좋았을텐데...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예의가 없었고, 지켜야 할 선을 지키지 않으면서 '가족이니까 당연히 그럴 수 있다' 는 권리들만 가득했다


그들과 가족이라는 것이 부끄러웠고 창피했다. 내 안에 그들과 같은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들킬까 두려웠다


가장 큰 상처를 주는 사람이 가족이었고, 가장 예의가 없는 사람들도 가족이었으며, 살면서 그들만큼 뻔뻔한 사람들도 없었으니.... 나에게 가족은 분노의 원천이었고, 화를 부르는 심지였다


아주 어릴 적에 동네 구멍가게에 들어갔는데 어떤 할머니가 내 손을 잡으며 "마음이 여려서 상처 많이 받고 살겠구나. 넌 꿈이 뭐니?" 라고 물으셨다. 난 망설임없이 "화목한 가정이요" 라고 대답했다. 그 때의 나는 TV에서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웃으며 밥을 먹는 장면만 나와도 엉엉 울곤 했었다. 느껴보지 못한 가족의 따뜻한 온도여서 그랬을까? 할머니는 "가장 어려운 것을 바라는구나" 라고 말씀하셨다


'화목한 가정은 세상에 없구나'....가족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니 난 결혼하지 않고 평생 혼자 살리라 결심했다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화목한 가정'의 일원이 되었다


내 가족이 최고인 가정적인 남편, 오빠와 여동생들이 서로를 챙기는 우애가 좋은 남매들, 남편없이 홀로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짜증 한 번 내지 않으시고 밝고 긍정적으로 사셔서 노후 대비를 다 해놓으신 시어머니


그리도 소망했던 따뜻한 밥상을 매일 아침 함께하고, 정기적으로 모여서 왁자지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시댁 가족들... 강한 시어머니와 맞지 않아서 힘든 때도 있었지만...입을 닫고 낮은 자세로 맞춰드리니 평화가 찾아왔다


따뜻하고 화목한 가정안에서 평온을 찾으니,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고, 일이 잘 풀렸으며, 무엇보다 두려울 것이 없어졌다. 가정이라는 단단한 울타리가 생기면서 강한 척이 아닌, 진정 강한 사람이 되었다




내 안이 평화로우니 친정 가족에 대해서도 "그럴 수 있다" 가 되었다


부모이니까, 형제이니까 그래야 한다는 선입견을 내려놓았다. 나쁜 사람들이 아니라, 약한 사람들이었다. 애를 쓰며 살았지만 잘되지 않았고, 몸과 마음이 아파서 가족을 배려하고 챙길 여유가 없었다


엄마이고, 아빠이고, 오빠이고, 여동생이다! 라는 생각을 버리고 그저 '자신조차도 지키지 못하는 나약한 사람이었구나' 라고 생각을 하니 그들을 향한 분노가 사그라들었다. 분노가 앉아 있던 자리에 고요가 들어왔다


가족 때문에 오랫동안 아팠지만, 돌아보니 이 가족 덕분에 강해질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너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 라고 묻는다면 나는 무엇이라 대답할 수  있을까? 나는 "일"을 좋아하고, "일" 이 소중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 글을 쓰며..."일" 은 건강하기만 하다면 언제든지 다시 할 수 있는데, 가족은 잃어버리면 다시 찾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까지 내가 일을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나쁜 가족"과 "착한 가족" 양쪽 모두의 덕분이었다



가족은 나를 무너뜨리기도 하지만, 다시 일으키기도 한다

내 힘의 원천이었고 모든 도전의 원동력이었다


따뜻한 가정을 만들어준 남편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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