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잘나가는 분야가
여러분이 이다음에 그 분야의 주역이
됐을 때도 계속 잘나갈까요?
사람들은 대부분 지금 잘나가는 분야가 어딘지 알고 싶어 하고, 거기 가서 줄 서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지금 잘나가는 분야가 여러분이 이다음에 그 분야의 주역이 됐을 때도 계속 잘나갈까요? 어러분이 그 분야의 주역이 된다는 건 아마 지금부터 20~30년 뒤의 일이 되겠지요.
그런데 이렇게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세상에서 지금 잘 나가는 분야가 20~30년 후에도 계속 잘나갈까요? 제 목숨을 걸 자신이 있습니다. 절대로 그럴 리 없다고. 세상은 반드시 변합니다. 그것도 무서운 속도로.
만약 여러분이 어디 가서 줄을 섰는데 앞에 몇 사람 없다면 그건 기가막힌 행운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분야가 언젠가 뜨기만 하면 단번에 세계 권위자가 되는 거니까요.
반면에 지금 제일 잘나가는 분야를 찾아서 이미 긴 줄의 맨 끝에 서본들 기라성 같은 사람들과 평생 경쟁하며 살아야 합니다. 게다가 그렇게 줄이 길다면 그 분야는 정상에 거의 도달했거나 이미 꺾이기 시작한 분야일 겁니다. 그러니 내가 그 줄의 앞으로 갈 때쯤 되면 이제 더 이상 유망한 분야가 아니게 될지도 모릅니다. '평생 고생했는데 이게 뭐야?'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거지요.
그렇다고 전략적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분야, 줄이 긴데는 무조건 피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남들이 다 하고 싶어 하고 잘나가는 분야라고 해서 무조건 가서 줄 서지 말라는 거입니다. 또 하기 싫은데 줄이 짧다고 그걸 하라는 말도 아닙니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 내가 좋아하는 일에 가서 줄을 섰는데 앞에 선 사람이 몇 안된다면 반가워하라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것이 미래에 전략적으로 더 좋은 선택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책 <최재천의 희망수업>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