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유행이라는데, 나는 더 큰 행복, 대확행을 말하고 싶다. 이왕 행복한 거 제대로 행복해야 한다.
예컨대 엄마가 싸준 도시락이 맛있다면 소확행이겠지만, 엄마가 계시다는 것 자체는 더 큰 행복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금은 더 잘 안다. 커다란 행복이 있어야 작은 행복들이 낙수효과처럼 떨어지는 법이다.
k리그 2부 선수든, 3부 선수든,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이다. 딸이 축구선수와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난 어느 팀인지 묻지 않았다. 그가 축구선수라는 사살만으로도 좋았다. 내가 코미디언인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처럼 말이다. 성공은 부차적인 문제다. 이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더 큰 행복이다.
서울에 올라와 방송국에 발을 들이고, 여기까지 온 것 자체가 행복이다. 우리는 존재 자체가 얼마나 큰 행복인지 너무 쉽게 잊는다. 살아 있다는 것, 일할 수 있다는 것,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어떤 소확행보다도 크고 확실한 행복이다. 그러니 소확행을 쫓느라 대확행을 놓치지 말자. 소확행은 저절로 따라오게 만들자.
책 <삶이라는 완벽한 농담_이경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