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에 만난 예술!
뉴욕에서 예술을 보다.!
상쾌한 기분으로 눈을 떴다. 창밖을 보니 따사로운 햇살이 숙소를 밝게 비춰주고 있었다
드디어 맞이한 뉴욕의 맑은 하늘! 오늘은 드디어 센트럴 파크와 메트로폴리탄에 다녀올 수 있다. 잠도 푹 잤고 컨디션도 최상이었다. 또 오늘 저녁에는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본다. 가장 기대하고 있던 일정이기도 하고 중앙 오케스트라석 예매에 성공했기에 더욱 기대감이 올랐다. 침대에서 내려와 기지개를 켜니 강현이 형과 다른 게스트 분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네요~ 드디어 날씨가 맑네요~라고 인사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어제 하루가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했나 보다. 몸이 찌뿌둥한 게 느껴져서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하고 오늘은 여유롭게 출발하기로 했다. 시리얼과 우유를 먹고 주방에서 나오니 한 외국인분이 캐리어를 가지고 방에서 나왔다. 한인 게스트하우스에 외국인이?
그 친구는 나와 눈이 마주치더니 Hello How are you?로 먼저 인사를 건넸다.
fine and you?로 자연스러운 대화를 시작했다. 그 친구는 리투아니아에서 온 친구이고 우크라이나 지역과 가까워서 전쟁을 피하기 위해 해외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다고 한다. 세계여행이 본인의 꿈이었는데 옆 나라에서 전쟁이 났을 때 그 꿈을 실현한 것이다. 어.... 음.... 정말 MZ다운 친구라고 생각했다...ㅎ
외국인 친구:ah what’s your name?
나: my name is JINHO and what’s your name?
외국인 친구: my name is..... (알려줬는데 기억이 잘 안 난다..)
나: nice meet you, and where are you going today?
외국인 친구: Today I’m gonna wasington so I’m leaving NY
나: ah...
외국인 친구: ah JINHO your from KOREA?
나; yeah I’m from KOREA
외국인 친구: North? or south?
나; I’m from south, Hey~ becareful~
외국인 친구: oh sorry, ok have a good trip!
짧게 대화를 나눈 외국인 친구와 마지막으로 하이파이브를 하며 떠나보냈다. 정말 멋있고 유쾌한 친구였다. 북한 사람이냐고 물어본 게 놀리려고 물어본 게 아니라 정말 궁금해서 호기심에 물어본 것이 눈에 보였다. 그래서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고 두 가지 아쉬운 점은 한국에 와서 생각해 보니 그 친구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고 이메일이나 SNS 주소라도 받아 놓았으면 혹시 그 친구가 한국에 오게 되었을 때 만날 수도 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이렇게 짧고 굵은 만남도 여행의 묘미인가 보다.
이젠 숙소 앞 풍경이 내 집인 것처럼 익숙해졌다. 숙소에서 메트로폴리탄으로 가려면 펜스테이션에서 파란색 A라인을 타고 86 st station으로 가야 했다. 하지만 인생 23년을 길치로 살아온 나는 파란색이라는 이유로 무작정 그 전철을 탔다. 운 좋게 그 전철이 맞는 전철이길 바라는 건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두 정거장이 지나서야 잘못 탔음을 깨닫고 다음 정류장에서 내렸다. 다행히 내린 정류장에 메트로폴리탄으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어렵지 않게 탈 수 있었다. 약간의 우여곡절 덕에 시간이 지체되어 11시에 메트로폴리탄에 도착했다. 메트로폴리탄의 첫인상은 정말 웅장했고 건물이 길어서 한눈에 담지 못했다.
일단 시간이 11시이고 밥 먹을 시간이 다가오고 있으니 센트럴 파크에 먼저 다녀오기로 했다. 화창한 날씨에 보는 센트럴 파크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메트로폴리탄의 끝자락으로 가니 센트럴 파크 입구가 있었다. 내부로 들어가 보니 이곳이 세계 금융의 중심이자 빌딩의 숲 뉴욕의 풍경이 맞나 싶을 정도로 힐링과 여유, 치료의 공간 같았다. 상쾌한 공기와 저마다 운동을 하거나 연인과 데이트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볐다. 또한, 곳곳에서 버스킹을 하며 본인의 악기연주 실력을 뽐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저마다 여유를 즐기고 있으니 나 또한, 평화로운 분위기에 취해 한결 편안해졌다. 숨을 크게 들이쉬며 공기를 마셔보고 주위를 둘러보며 걸었고 드넓은 잔디밭에는 곳곳에는 공놀이를 하거나, 돗자리를 깔고 누워있는 사람들로 붐볐다.
저기 멀리 보이는 빌딩에서는 세계 금융의 중심지라는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는 열심히 일하고 분주한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여기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도 빌딩 숲 마을의 부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곳 센트럴파크는 부원들이 마시는 생명수와도 같은 곳 같다. 일을 하기 위해서는 휴식도 절대 적으로 필요하다. 휴식이 결여된 삶은 행복한 삶이 될 수 없다. 센트럴 파크는 콘크리트 정글 속에서 분주히 세상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영웅들이 누리는 작은 휴식처이자 생명수와도 같은 곳이었다. 자! 이제 점심시간이다. 오늘은 어제보다 나은 식사 시간이 되길 바라며 미리 알아봐 뒀던 이태리 식당인 Piccora cuccina로 향했다. 센트럴 파크에서 600m 거리이니 이곳에 오는 분들은 센트럴 파크- 점심 식사- 메트로폴리탄 일정으로 잡으면 알맞을 것 같다.
공원에서 나와보니 힐링은 어디 있냐는 듯 분주한 사람들과 차의 경적, 소리가 시끄럽게 울리고 있었다. 분주한 뉴욕의 거리를 가로질러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 들어서니 이탈리아 종업원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나는 이곳에서 런치 세트로 caico e pepe (페코리노 치즈와 후추를 곁들인) 스파게티를 주문했다. 평소에 눈에 익은 스파게티를 주문할 수도 있었지만, 이곳에서는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파스타의 첫인상은 면이 굉장히 굵고 탄탄했다. 우동면 수준으로 굵었지만, 면에 힘이 있었다. 한 입 먹어보니 약간은 느끼하지만. 이 식당이 왜 이리 유명한 식당인 건지 알 수 있었다. 거북한 느끼함이 아닌 고급지고 맛있는 느끼함이었다. 메뉴 주문과 맛 모두 성공적이었다. 또한, 서비스 역시 최상이었다. 직원들이 웃는 얼굴로 맛이 어떤지 물어봐 주었고 나는 연신 good을 외쳤다. 내가 밥을 먹는 동안 사람들이 한, 두 명씩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식당은 만석이 되었다. 12시가 되기 전에 만석을 이루는 모습에 세 삼 유명한 식당임을 다시 한번 인지하게 되었다. 메트로폴리탄에 가기 위해 빠른 스피드로 밥을 먹고 나왔다. 스파게티와 콜라를 합쳐서 한국 돈으로 31,000원이 결제되었다. 이 정도면 뉴욕 물가치고는 싼 편 같았다. 식당에서 메트로폴리탄 까지는 전철로 한 정거장 거리이지만 센트럴 파크를 통해서 걸어가고 싶었다. 다시 왔던 길로 돌아가 센트럴 파크로 들어갔다. 여전히 운동을 하고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볐다.
천천히 걸으며 다시 한번 여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했다. 아까 봤던 웅장한 메트로폴리탄이 모습을 드러냈다. 웅장한 모습답게 소장 작품도 200만 점이 넘는다고 한다. 그러니 이곳에서 모든 작품을 보려면 수개월이 걸린다는 것이다. 나는 미술작품 위주로 보고 나오기로 했다. 입구에서 간단한 소지품 검사를 받고 입장해서 티켓을 발권받았다. (메트로폴리탄 감상기는 12화에 예정되어 있는 이모저모 Chapter에서 더욱 자세하게 다룰 예정이니 이곳에서는 짧게 훑고 넘어가겠습니다.)
티켓을 발권하고 처음 눈에 들어온 곳은 이집트 관이었다. 보자마자 입이 떡 벌어졌다. 직접 이집트에서 가져온 거라고 하는데 정말 이집트에 온 것 같았다. 유물 하나, 하나가 정말 멋있었다. 하지만 내가 찾는 작품들은 이곳에 없었다. 나는 처음부터 미술작품 위주로 볼 생각으로 왔기 때문에 미술관부터 찾았다 내가 보고 싶은 그림은 반 고흐-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 폴 세잔- 사과, 프리다 칼로 -짧은 머리 자화상이었다.
미술관에 올라가자마자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을 찾았다. 중앙 전시관 한가운데에 있어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아직도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을 처음 맞이했을 때의 기분을 잊지 못한다. 웅장함이 묻어나는 그림이었고 고흐의 명성에 걸맞게 많은, 사람들이 그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림에 대한 첫인상은 고흐 특유의 격렬한 기법으로 표현한 이 그림이 정말 멋있기도 했지만, 어디에선가 왠지 모를 슬픔도 공존하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반고흐가 셍 레미 정신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그리고 자살하기 1년 전인 1889년에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나는 고흐의 프로 정신에 존경심을 표하고 싶다. 정신 병원에 입원하게 될 때의 심리적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 고흐는 그 모든 고통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 안에서 병원 밖의 풍경에 영감을 받아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과 별이 빛나는 밤이라는 세계 미술사에 길이 남을 그림들을 그려낸 프로 정신에 다시 한번 존경심을 표한다. 내가 보고 싶었던 명작 앞에서 사진을 찍고 다른 그림들도 둘러보았다.
이젠 세잔의 그림을 보고 싶었다. 고흐 관 바로 옆에 세잔 관이 있었고, 세잔 관에 들어서니 세잔의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이라는 그림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고흐의 그림은 웅장하며 뭉클했다면 세잔의 그림은 생동감 있고 소름 돋았다. 마치 고대 영화의 필름을 보는 것 같았다. 카드놀이에 정신이 팔린 세 명의 사람들, 그리고 그 관경을 담배 하나 꼬나물고 지켜보는 한 할아버지 그리고 그 옆에 우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는 소년, 이 그림은 위험한 도박판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옆에서 내가 찾던 폴 세잔의 대표작인 ‘사과’를 찾을 수 있었다. 인류 역사를 바꾼 유명한 사과들이 있다. 아담과 이브의 선과 악을 알게 하는 사과, 뉴턴의 사과, 스티브 잡스의 사과, 그리고 세잔의 사과이다. 정말 경이로운 순간이자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세잔은 ‘사과 하나로 파리를 놀라게 하겠다’라고 선포했던 사람이다. 그리고 사과에 대한, 연구를 40년 동안이나 했다고 한다. 하루종일 사과만 바라보기도 하고 수많은 사과들을 그려보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이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결과를 ‘사과’라는 그림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증명해 낸다. 사과 시리즈 중 일부를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먼저 봤지만, 원작의 감동은 훨씬 크게 다가왔다. 연신 사진을 찍으며 그 자리에서 그림을 바라만 보았다. 늦게나마 미술사에 관심이 생겨 이런 그림들을 보기 위해 메트로폴리탄에 방문한 나 자신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사과 옆에는 사과와 복숭아, 사과와 오렌지 등 사과 시리즈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박물관이 아닌 미술관 위주로 볼 생각으로 왔기에 이제 웬만큼 볼 작품들은 다 봤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내게 갈증과 다리 통증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종일 제대로 한 번 앉지도 못한 채 걷기만 했고, 물도 많이 마시지 않았다. 목이 말라 갈증이 날 것 같던 나는 생명수를 얻기 위해 근처 커피 트럭으로 향했다. 카라멜마끼야또를 주문해서 한 모금 들이키니 그제야 천국을 보았다. 커피 마니아인 나는 평소에 천천히 커피를 음미하는 걸 좋아하지만 지금 순간만큼은 쭉 쭉 들이켰다. 커피 한잔을 순식간에 마시고 나니 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고 이제 숙소로 들어가서 잠시 쉬려고 한다. 구글 지도가 알려주는 대로 가니 버스 정류장이 나왔고 곧 버스가 왔고 어렵지 않게 탈 수 있었다.
버스로 3 정거장 정도 이동하니 86st station이 나왔다. 86st 역에 들어가 펜스테이션으로 이동하는 전철을 탔다. 이제 이 정도는 구글 지도의 안내 없이 나 스스로 탈 수 있다. 지하철역에서 나는 특유의 매쾌한 냄새도 이제는 익숙하다. 하지만 곳곳에 포진되어 있는 쥐들은 여전히 익숙지 않고 소름이 돋기도 했다. 선로 안에서도 몇 마리 보았다. 이러고 보면 한국 전철이 청결도 하나는 최상인 것 같다. 적어도 쥐는 없으니 말이다. 쥐가 내 시야에서 사라질 때쯤 전철이 왔고 내 집과 같은 펜스테이션 역으로 돌아갔다. 퇴근 시간을 맞아 북적이는 인파를 뚫고 숙소에 들어와서 신발을 벗고 잠시 침대에 누웠다. 센트럴 파크의 멋진 풍경과 미술관에서 본 거장들의 그림들을 회상하며 눈이 감기고 스르륵.. 잠에 들면 안 된다.!!! 현재시각 4시 40분 5시에 밥을 먹고 숙소에 들어와 머리를 다시 한번 감은 후 5시 50분에 뮤지컬을 보러 가야 한다. 이상 슈퍼 J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생각이었다. 침대에 누워 이리 뒹굴고 저리 뒹굴다가 55분 정도에 약간은 피곤한 몸을 일으켜 숙소 밑에 있는 판다 익스프레스로 향했다. 판다 익스프레스는 미국에서 파는 중국식 분식집이라고 보면 된다. 매장 안에는 동양인 분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과는 달리 동양인은 나 한 명이었다. 이곳에 들어가 음식 주문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주문 카운터로 갔다.
이곳은 음식이 아니라 그릇을 사서 먹고 싶은 음식을 말해주면 그 그릇 안에 담아준다. 그릇의 공간에 따라 메뉴를 2~5 개 정도 주문할 수 있었다. 첫 주문이니 메뉴 두 개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을 사서 볶음밥과 탕수육으로 추정되는 고기를 주문하고 물을 하나 샀다. 가격은 한국 돈 19,000원 정도가 나왔다. 여전히 비싸 보이지만 이곳은 뉴욕이다.라고 머릿속에 주문을 넣었다. 밥을 한 숟갈 떠서 먹고 고기를 집어 먹어보니 천상의 맛이었다. 여기 정말 맛집이다. 미국판 밥도둑이다.
볶음밥과 탕수육의 조화가 상당히 괜찮았다. 휴대폰을 켜서 강현이 형한테 이 식당 맛집이라고 알려주고 한 숟갈 한 숟갈 먹다 보니 어느새 다 먹었다. 알려진 맛집은 아니지만 간단한 한 끼 식사로는 여기만 한 곳이 없을 것 같다. 더구나 숙소 바로 밑이어서 언제든 올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자주 오지는 말고 한 번 정도만 더 오자고 생각했다. 다른 맛있는 것들이 많은 뉴욕이니 말이다. 기분 좋게 일어나 식당을 나와 다시 숙소로 들어와 뮤지컬을 보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머리를 깔끔히 정리한 후 옷을 입고 뮤지컬을 보러 나왔다. 극장까지의 거리는 600m였다 이 숙소 정말 좋다. 어딜 가나 정말 가깝다. 더구나 직선으로 600m였기에 길치인 나도 길을 잃으래야 잃을 수가 없는 거리였다.
아직 퇴근길이라 분주한 뉴욕 스트리트 그 한가운데를 천천히 걸으며 뉴요커의 기분을 느꼈다. 저 사람들도 퇴근하면서 오늘 하루도 참 쉽지 않았다. 내일 출근하기 싫다, 이런 생각을 하며 퇴근하겠지? 좁은 길거리에서 각자의 재능으로 공연을 하는 사람들도 이젠 점점 익숙해지고 있고 신호등이 빨간불이어도 차만 없으면 아무렇지 않게 건너는 미국인들의 습관에 나도 모르게 적응된 듯 나도 같이 빨간불에 건너고 있었다. 잠깐! 이건 좋은 습관이 아니다. 딱 미국에서만 무단횡단 아닌 무단횡단을 하고 한국에서는 무단횡단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화려한 건물이 나타났다. 누가 봐도 알라딘 극장임을 알 수 있도록 크게 알라딘이라고 쓰여있었다. 6시 정도에 도착했는데 내가 일찍 도착했는지 대기 줄이 길지 않았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내가 생각했던 뉴욕 스트리트의 정석인 거리가 내 눈에 들어왔다. 뉴욕에 온 느낌 물씬 났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알라딘의 ost 몇 곡을 들었다.
잠시 후면 이 곡들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 두근두근 셀레는 마음을 가득 싣고 다시 이어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러자 깜짝 놀랄 정도로 텐션이 높은 한 직원이 입장 시간이 되었음을 알려주었다. Okay!!!!!!! everyone welcome to aladdin이라고 한 것으로 기억한다. 인터넷 바코드를 보여주니 웰컴~ 환영 인사를 해주었고 극장에 들어가니 또 다른 직원이 play bill을 건네주며 내 자리를 알려주었다. 나는 1층 센터 오케스트라석,이었다. 1층에서 살짝 뒤쪽이었지만 안내를 받고 앉아보니 무대가 정말 잘 보였다.
이 정도면 대만족이다! 자리에 앉아서 play bill과 함께 인증샷을 찍었다. 조금 앉아 있으니 자리는 금방금방 찼고 자리에 앉아 공연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7시, 정확히는 7시 2분에 점등되고 공연이 시작됨을 알렸다. 일제히 환호를 했고 무대를 한 치의 오차 없이 가리고 있던 커튼이 올라가고 본격적으로 무대가 시작되었다. 시작하자마자 감탄할 만큼 무대의 스케일이 남달랐다.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와 지니가 부르는 ‘아라비안나이트’를 부르기 시작했을 때 내가 느꼈던 기분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그들은 나에게 어서 와 여기는 뉴욕이야 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뮤지컬의 내용은 내가 알고 있던, 내가 봤던 영화 알라딘의 내용과 똑같았다. 혹여 영어를 못 알아들어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닐지, 도중에 볼일이 급해져서 화장실 가느라 중요한 장면을 놓치는 건 아닐지 걱정했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전혀 없었다. 영어는 쉬운 단어들로 공연을 해서 그런지 대부분 알아들었고 볼일도 없었다. 문제는 따로 있었다. 바로 쏟아지는 '졸음'이었다. 잠 앞에서 장사 없다더니... 공연은 정말 재미있고 갈수록 감동적이었지만 쏟아지는 졸음이 나의 뮤지컬 관람을 방해했다. 챙겨 온 물도 마시고 볼도 꼬집어가며 졸음을 참았다.
다행히 1시간 30분 정도가 지나니 브레이크타임이 있었다. 화장실로 달려가 가장 차가운 물로 온도를 맞춰놓고 세수를 했다. 그리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 잠시 눈을 붙였다. 막상 자려고 하면 잠이 잘 안 온다는 것은 독자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래도 확실히 잠은 깼다. 잠깐의 휴식 후 다시 무대가 시작되었고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알라딘과 재스민 공주가 양탄자를 타고 날며 메인 곡 중 하나인 A whole new world를 불렀다. 내가 본 가장 감동적이었던 장면이자 이 공연 최고의 장면이었다. 진짜 양탄자를 타고 무대 위를 날아다니는 모습과 정말 애틋하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노래의 제목대로 새로운 세상에서 맞이한 뜻깊은 순간이었다. 공연이 끝난 후 남았던 진한 여운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지니의 유쾌한 텐션에서 나오는 따뜻한 성품, 알라딘과 자스민 공주의 사랑 이야기, 악역이지만 유쾌한 장면도 있고 선을 넘지 않았던? 악역들 모든 것들이 감동과 재미였다. 이래서 사람들이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꼭 보라고 했구나.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 뮤지컬은 나에게 “어서 와 뉴욕은 처음이지? 낭만과 환상이 공존하는 꿈의 도시란다. 꿈의 도시 뉴욕에서 마음껏 즐기다가 돌아가렴, 뉴욕에 온 것을 환영해”
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렇다 나는 꿈의 도시에 와 있다. 이 순간들을 위해 나는 군대에서 힘들고 힘들게 돈을 모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돈을 아끼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 꿈의 도시에 가기 위해서 말이다. 처음에는 해외여행을 가는데 이 정도로 힘들게 돈을 모아가면서까지 가야 할 가치가 있나? 에 대해서 고민했었다. 그때의 나는 어리고 어리석었다는 것을, 오늘 하루를 통해서 깨달았다. 이곳은 뉴욕이다. 꿈을 만들어내고 누군가는 꿈을 이뤄 콘크리트 정글 속에서 각자의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여유와 분주함, 낭만이 공존하는 도시이다.
꿈을 생산하는 콘크리트 정글에서 내가 못할 건 없다. 뉴욕의 이색적인 길거리는 나에게 이 여행이 끝나면 글을 써야겠다는 영감을 주었고 지금, 이 순간 브로드웨이 공연을 보고 나온 나의 한껏 상기된 표정이 생각난다. 브로드웨이에서 알라딘을 본 것은 가장 감동적인 일정 중 하루가 되었고 동시에 다음 주에 보게 될 라이온킹을 한껏 기대하게, 만들었다. 숙소로 돌아와 알라딘의 진한 여운을 사람들과 공유했다. 한 여성 게스트 분이 본인도 보러 갈지 말지 고민 중이라고 해서 어서 티켓팅을 하라고 했다. 그만큼 좋은 공연이니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 티켓팅을 해서 보러 갔다고 한다. 내가 들어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강현이 형이 들어왔다. NBA 리그를 보고 왔다고 했고 형이 좋아하는 선수들을 많이 봐서 좋았지만 지금 너무 배고프다고 했다.
나도 마침 약간은 출출하던 참이어서 숙소 근처에 있는 한인 마트에 들러 한국 과자들을 샀다. 사 온 과자를 어제 내가 숙소에 들어가지 못했을 때 문을 열어주었던 중국인 친구에게 나눠주었다. 그 친구는 고마워 어쩔 줄을 몰라하는 표정을 지으며 좋아했다. 그리고 나에게 답례품이라며 보드카 한 병을 꺼내 주었다. 정말 깜짝 놀랐다. 나는 그저 통물 과자 중 한 개를 나눠 준 건데 그 친구는 그것보다 수 십배는 비싼 보드카를 주려 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술을 마시지 않기에 정중히 거절했다. 그리고 가볍게 준 선물인데 좋아해 줘서 고맙다고 말해줬다. 이것이 중국의 스케일인가? 오뜨의 대가로 보드카를 받다니....
강현이 형에게 방금 일어났던 일에 대해서 얘기해 줬다. 지금 생각해 봐도 놀랍다. 씻은 후 일기를 쓰며 하루를 마무리했고 자기 위해 침대에 누웠다. 오늘 하루를 마지막으로 돌아보며 꿀맛 같은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뉴욕의 무법자들의 방해만 아니었다면... 11시가 넘는 시간에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숙소까지 전달되었고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큰소리로 노래를 틀고 지나다니던 차도 있었다. 가끔씩 들리던 경찰차의 소리도 이날 따라 유독 많이 들렸다. 뜻밖의 불청객 때문에 나를 포함한 몇몇 게스트 분들이 잠을 설쳤고 결국, 나는 새벽 2시가 넘어서 잠들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