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시간은 개인주의가 아니다.
개인주의가 정말 많아진 현대, 직장과 학교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개인주의가 심하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홀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에게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개인주의와 혼자만의 시간은 엄연하게 다릅니다.
개인주의는 개인의 가치가 중심이 되는 도덕적 입장, 이데올로기, 정치적 철학, 사회적 입장입니다. 개인의 가치관이 중심이기 때문에 사회생활이나 공동체 생활에서는 공동체 가치를 지키지 않을 수 있고, 심하면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건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도 스스로 돌아보거나, 나와의 심적인 대화를 위해서 꼭 가져야 하는 시간이죠. 개인의 가치관을 중시하기보다는 스스로를 쉴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럼, 집에서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규칙적으로 되면 정말 좋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혼자만의 시간은 규칙적인 시간에 찾아오지는 않습니다. 여러 상황에 찾아올 수 있지만, 부정적인 상황 직후에 많이 찾아옵니다. 예를 들어 업무 중 보고서 작성을 마무리했습니다. 하지만 상사가 꼭 넣어야 한다는 내용을 누락하고 완성해서 전달했는데, 다시 작성해야 한다고 답변이 왔습니다. 그럴 때 어떠신가요? 소위 현타가 온다고 하죠. 딱 그 포인트입니다. 현타가 오는 순간 정말 혼자 있고 싶어 집니다. 누가 조언을 하든, 꾸중을 하든 귀에 들리지 않습니다. 짧으면 한 시간, 길면 반나절을 혼자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겁니다. 혼자 업무나 다른 소 일거리를 하면서 회복해야 하는 것이죠. 이런 행동을 보고 사람들 특히, 기성세대는 개인주의가 심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현명한 상사는 이런 현타 상황에서 혼자 시간 좀 가지라고 말합니다. 알고 있는 겁니다. 혼자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죠. 개인주의가 아니라 부정적인 상황에 대한 나와의 대화를 통해 해결책이나 개선점을 찾고 이후 행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찾은 것입니다. 개인주의처럼 '내 방식으로 할 거니까 내버려 둬!' 이런 느낌이 아니라 '이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해야 했는지 생각 좀 해보겠습니다.'의 뉘앙스입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나와 대화하고 사색하는 것입니다. 이후에는 아무렇지 않게, 아니 오히려 더 잘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내 생각이 맞아.'가 아니라 '내가 발전할 방향을 무엇일까?'입니다. 개인주의자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사람도 혼자만의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문화는 조직이나 공동체와 언제나 함께해야 하는 문화가 세게 박혀있습니다. 누구 하나라도 공동체와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개인주의자로 몰아갑니다. 현대에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많은 분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시대가 변한 만큼 혼자만의 시간을 존중해 주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 어떨까요? 더 발전하는 문화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