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남아공 월드컵 감상기

대한민국, 원정 사상 첫 16강의 쾌거를 이루다.

by 글쓰는 동안남

2006년 독일월드컵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리는 2010년 아프리카에서 최초로 열리는 남아공에서 월드컵을 맞게 된다. 사실 2006년 독일 대신 남아공의 개최가 유력시되었지만 아시다시피 부정부패의 온상이었고, 이는 결국 2010년으로 미뤄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제3의 국가에서 월드컵이 시작되었다.


지역 예선부터 흥미로운 결과들이 많았다. 프랑스는 티에리 앙리의 핸드볼 반칙이라는 오심 속에서 경기가 끝나버렸고, 그것이 벌이 되었는지 프랑스는 처참하게 조별예선에서 탈락하는 결과를 얻게 된다. 또한, 북한이 1966년 이후 44년 만에 다시 월드컵에 진출하는 경사를 누렸으며, 전통의 강호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난다. 그렇게 월드컵은 시작되었고, 우리나라는 2002년에 이러 제2의 드림팀이라고 불릴 정도의 막강한 전력으로 도전을 시작했다.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정말 죽음의 조가 아닐 수 없었다. 필자는 편성 결과를 보고 1승 1무 1패를 예상했는데, 결과는 똑같았다. 사실, 그리스가 유럽에서는 약한 전력이었고, 아르헨티나는 메시라는 정말 최전성기의 몸놀림이었기에 패스하고, 나이지리아는 필사의 각오로 무승부를 거둬야 하는 그런 시나리오였는데 그것이 현실이 되었다. 어쨌든 우리는 다시 한번 원정 첫 16강이라는 목표로 싸워서 결과를 이루어냈다. 물론, 16강 전에서 우루과이를 만나 루이스 수아레즈에게 농락당하고, 이동국의 소위 빗맞은 땅볼 슛이 우리들 마음에 아쉬움으로 한가득 남아있다. 그렇게 우리는 16강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목표를 달성했기에 어느 누구도 비난을 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결과는 이렇게 끝났지만, 다른 조별 예선에서는 정말 예상하지 못한 결과들이 많았다. 전패로 꼴찌를 예상한 일본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할 것이다. 전문가들도 예상하지 못한 정말 대이변의 팀이 되었다. 네덜란드에게는 패했지만, 정말 잘 싸웠고, 덴마크와 카메룬을 연파해 16강에 진출한 것이다. 비록, 파라과이에게 패해서 탈락했지만 일본 대표팀 입장에서는 큰 수확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전 대회 우승팀이었던 이탈리아가 조별 예선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하고, 잉글랜드는 겨우 16강에 진출해서 독일에게 패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프랑스는 제대로 된 플레이를 못한 체 탈락해서 청문회까지 여는 수모를 당하게 된다. 제일 아쉬운 점은 남아공이 개최국으로서 16강에 진출하지 못한 첫 사례로 남게 된 것이다. 멕시코와 비기고, 프랑스에게는 이겼지만 결국 우루과이에게 발목이 잡힌 것이 뼈아팠다. 그 후, 남아공은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하고 변방인 신세로 남고 있다.


남아공 월드컵은 이변 속에 16강, 8강, 4강, 결승까지 찬찬히 진행되었고, 소위 월드컵 강호임에도 변방으로 불리던 스페인이 결승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한다. 2006년 월드컵에서 프랑스에게 16강에서 패해 탈락했지만, 티키타카라는 새로운 전술 개발로 2008년 유로 대회 우승 이후, 2010년에도 아주 적절하게 활용되어 결승까지 올라간 것이다. 물론 2014년에는 처참한 결과를 초래했지만 말이다. 상대국은 네덜란드였다.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이후, 32년 만에 다시 결승에 진출했다. 물론, 네덜란드가 결승에 올라간다는 예상은 아무도 하지 못했지만, 조직적인 축구 스타일로 무장한 그들의 플레이는 자격이 충분했다. 이렇게 만난 두 팀은 연장 접전 끝에 이니에스타의 결승골로 스페인이 우승을 차지한다. 스페인은 사상 첫 우승이었고, 네덜란드는 3번째 준우승으로 또다시 눈물을 흘리게 된다.


이렇게 스페인의 우승으로 끝난 월드컵에서 필자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총 4가지로 요약해 보겠다.


첫째, 필자는 아파르트헤이트라는 그 단어만으로도 인식이 좋지 않았고, 범죄가 많은 나라이자 치안이 좋지 않은 남아공에서 과연 월드컵이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가득했었다. 결국 절도나 기자들의 강도 등의 사건 사고들이 많이 있었지만 예상외로 무사히 넘어갔다는 점에서 어찌 보면 다행이기도 했었다.


둘째, 축구공의 스타일이 정말 특이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과거 텔스타. 탱고 에스파냐, 퀘스트라, 트리콜로, 피버노바처럼 선수들이 공을 쉽고 편안하면서 골을 많이 넣을 수 있도록 발전했는데, 자블라니라는 특이한 축구공이 만들어지면서 정말 선수들을 잡을 뻔했다. 공격수들은 슈팅을 하면 홈런이 되고, 수비수들은 공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으며, 골키퍼들은 그 공을 방어하는데 엄청 애를 먹었다. 그러니 골이 많이 터지지 않았고, 이는 가장 실패한 축구공으로 남아있다.


셋째, 대한민국과 일본의 선전이었다. 대한민국은 원정 사상 16강에 진출해서 비록 우루과이에게 패배했지만, 정말 잘 싸웠고, 일본은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아무도 주목받지 못한 신세였지만 당당하게 16강에 올라가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북한은 44년 만에 진출이라 힘 한번 못 써보고, 브라질과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에게 무릎을 꿇었고, 아시아 대륙으로 편입한 호주도 독일 월드컵과 달리 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조별 예선에서 탈락하게 된다.


넷째, 수아레즈의 반칙 사건이다. 가나와의 8강 전에서 그는 아주 잘못된 핸들링 반칙을 범해 퇴장당한다. 손으로 상대방의 헤더를 막은 것이다. 그로 인해 가나는 PK를 얻었는데 그만 실축을 하는 바람에 우루과이가 4강에 진출하는 행운 아닌 행운을 얻게 된다. 만약, 수아레즈의 핸들링 반칙이 없었다면 가나가 아프리카 사상 최초로 4강에 갔을 것이다. 이 수아레즈는 4년 뒤, 더욱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취하게 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열린 월드컵은 스페인의 최초 우승이자, 개최국의 첫 조별예선 탈락이라는 기록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모든 진출국들의 축구 실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과연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어떤 축구 전술과 플레이가 나올지 기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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